<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 나왔습니다.
어제(30일)와 달리 오늘(1일) 우리 코스피는 2.3%가량 내리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기자>
네, 9월의 첫 거래일은 파란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도세 때문이었는데요.
외국인은 3,558억원, 기관은 8,324억원 팔아치우자 지수는 결국 하락 마감했습니다.
개인이 1조 1,608억원 사들이며 코스피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개인이 코스피에서 1조원 이상 순매수한 것은 지난 6월 10일(1조 1,066억원) 이후 거의 세 달 만입니다.
한편, 코스닥 지수도 마찬가지로 하락을 면치 못하며 800선을 내줬습니다.
개인이 홀로 2,602억원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73억원, 1,362억원 순매도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개인만 홀로 사들인 하루였습니다. 환율 상승도 외국인 이탈에 한몫했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외국인은 환율이 1,350원 위로 다시 오르자 오늘은 증시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입니다.
환율은 1,342원에 개장한 이후 상승폭을 급격하게 확대해, 장중 한때 1,355.1원을 기록하며 하루 만에 연고점을 또 한 번 경신했습니다.
중국, 유럽, 일본 등의 주요국 통화 약세가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고, 결국 우리 원화의 가치 하락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109선 안팎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이 외국인투자자로 하여금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더욱 강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 6월 2일 원·달러 환율은 1,252원이었는데, 오늘 환율이 1354.9원에 장을 마쳤으니 세 달 만에 100원이 뛰었습니다.
이에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주식보유비율은 세 달 전 12.35%에서 현재 12.07%로 낮아졌습니다.
<앵커>
다시 증시 상황으로 돌아와 보죠. 오늘 큰 하락폭의 원인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여러 가지 원인들이 섞여있는데요.
우선 미국의 강한 긴축 행보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시장에 남아있고, 또 간밤 발표된 미국의 8월 민간 부문 고용이 시장전망치보다 하회했습니다.
또 한국 수출입 통계가 발표됐는데, 무역 적자 규모가 지난달 48억 달러에서 95억 달러로 급증한 것도 증시의 하방 압력을 자극했습니다.
즉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과 더불어 국내외 경기침체 공포가 진정되지 않자 증시가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오늘 코스피 지수의 하락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크게 내린 게 원인이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는데요.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300(2.18%) 내린 5만 8,400원에, 3위 SK하이닉스는 2,800원(2.94%) 떨어진 9만 2,4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합이 대략 416조원가량으로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약 1,905조원)의 20% 이상을 차지하거든요.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이 결국 코스피 전체 지수를 흔든 겁니다.
<앵커>
두 종목 모두 반도체 대장주들인데, 특별한 이슈가 있었던 겁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를 단행한 게 국내외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간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상품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에 판매할 수 없다는 내용의 방침을 전달받았다”고 공시했는데요.
AMD 역시 인공지능 컴퓨팅에 쓰이는 GPU에 대한 수출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엔비디아와 AMD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시간외 거래에서 각각 6%, 4% 하락했습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전 거래일대비 1.15% 하락하며 장을 마쳤는데요.
이러한 영향은 고스란히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증권업계는 "미국 반도체 업종에 대한 약세 압력이 있어서 국내 반도체·IT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해 코스피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대내외 악재로 둘러쌓인 증시 환경인 거네요.
9월 우리 증시, 어떻게 흘러갈까요? 증권업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주요 증권사 8곳의 코스피 전망치는 하단 평균 2,354선, 상단 평균 2,563선이었습니다.
지금 코스피 수준보다는 추가 하락을 염두하고 있지만, 지난 6~7월 2,300선이 무너졌던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급락은 큰 폭의 금리인상을 처음 경험하고 9%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놀랐던 반응인 만큼 ‘학습효과’가 작용할 것이란 기대에섭니다.
특히 이번 달은 2,450선을 기준으로 변동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7~8월과 달리 실적 이슈가 없기 때문에 선물옵션 만기, 소비자물가지수(CPI),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매크로 이벤트에 대한 민감도가 높을 것이란 이윱니다.
또 연준의 시장 기대치 통제 작업도 지속될 것인 만큼, 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금융 시장 변동성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최근 우리 증시, 정말 ‘롤러코스터’ 장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늘어같 텐데요. 어떤 종목을 주목하면 좋겠습니까?
<기자>
최근 계속되는 증시 변동성에도 ‘맷집’이 좋은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일관된 조언입니다.
대표적인 경기방어주죠. 당분간은 통신업종과 음식료 등 필수소비재 업종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유럽 에너지 대란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조선과 원전 업종,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이후 구조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태양광, 에너지 인프라 업종 등이 유리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저희 증시프리즘에서 월요일에 다뤘던 ‘태조이방원’ 투자가 상대적으로 유효하다는 겁니다.
이들 종목은 대내외 매크로 이슈 등 거시경제와 큰 연동이 없는 정책 및 정치 현상에 따라 투자 수급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