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쇼크' 예견한 블랙록의 투자조언 [GO WEST]

입력 2022-08-29 19:07
수정 2022-08-29 19:07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 증시도 지난주 충격을 받았죠?

<기자>

네 미국 증시는 지난주 잭슨홀 연설의 여파로 ‘검은 금요일’을 맞았습니다.

다우 지수가 천 포인트 넘게 떨어지면서 석 달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는 등 큰 충격을 보였는데요.

파월이 다소 강경하게 금리인상 의지를 드러내면서 9월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겁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한 기술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컸습니다.

이날 알파벳은 5.4%, 메타는 4.2%, 마이크로소프트도 3.9% 급락하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9월 FOMC까지 불확실한 시장 상황은 이어지겠지만

특히 이번주 금요일이죠. 2일에 발표되는 미국의 8월 고용 보고서 역시 중요한 경제지표입니다.

이 고용보고서 발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주는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온다면 연준이 고강도 금리인상을 그대로 밀고 갈 가능성이 높아지겠네요.

사실 이전에 월가의 분위기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으로 긴축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았나요?

<기자>

네 잭슨홀 연설 이전에는 7월 소비자물가 CPI 지수가 꺾이면서 50bp 인상론 등 연준의 긴축 속도 완화를 기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면서 7월에 반짝 반등세를 보였던 증시로 썸머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는데요.

실제로 연준의 속내는 그렇지 않았고 긴축은 여전히 고강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파월의 발언이 나온 거죠.

대체적인 시장 분위기와 달리 연준의 의지는 여전히 강렬하고 금리 인상으로 증시 흐름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 곳이 있었는데요.

바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었습니다.

1경원 이상의 자산운용 규모를 가지고 있는 블랙록은 이번 달 초부터 증시 경계감을 늦추지 말라고 지속 경고했는데요.

그러면서 포트폴리오 재편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시장과 앞으로의 시장 상황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앵커>

시장 상황이 달라졌으니 포트폴리오 역시 전면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거네요.

이전 시장과 앞으로의 시장을 어떻게 구별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과거 시장의 큰 키워드는 ‘꾸준한 성장’과 ‘저인플레이션’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기존 시장 특징에 맞춘 전통적인 포트폴리오나 리스크 관리 모델로는 투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겁니다.

현재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증시 추정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면서 기존 포트폴리오를 고집할수록 이후 치러야 할 비용이 막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블랙록이 시장을 전망하고 있는 방향은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글로벌 시장이 생산 차질로 불안정한 거시 경제 상황이고 연준이 주장하고 있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도 매우 낮다는 겁니다.

앞으로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줄줄이 이어가면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면서 방어적인 투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사실 지난 7월에 증시가 반등세도 잠깐 부는 바람으로 봐야한다는 거겠네요.

<기자>

네 블랙록은 7월의 잠깐 반등세가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낙관론을 경계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리스크가 아직 시장에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알렉스 브레이저 블랙록 투자연구소 부대표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긴축을 느슨하게 가져갈 것이라는 전망은 시기상조”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연준이 통화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비둘기로 다시 전환할 것이라는 이른 기대감으로 추격매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거죠.

블랙록은 우량 회사채와 저변동성 주식을 포함한 경기 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라고 조언합니다.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우량한 채권은 성장 둔화를 견뎌낼 수 있는 반면 현재 주식시장은 성장 둔화 리스크를 아직 채 다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우량한 채권이나 방어적인 주식이 담겨야 한다는 거네요.

만약 주식을 담아야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좋을까요?

<기자>

블랙록은 “헬스케어 등 비탄력적인 수요가 있는 산업을 통해 방어하는 것이 좋다”고 말합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봐야 하는 부분은 블랙록의 투자 움직임이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산업이 있다는 겁니다.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재생에너지 관련 산업입니다.

특히 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크게 가지고 있는데요.

블랙록은 지난 17일에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프로젝트를 개발하는 호주 기업, 아카이샤 에너지를 7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블랙록이 경고한 저성장과 고인플레이션 시기에는 이런 인프라 투자가 큰 수익률을 보여왔습니다.

블랙록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고성장, 저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주식이 21.5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글로벌 인프라 수익률은 16.80%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저성장,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글로벌 인프라 수익률이 24.8%로 주식의 성장률인 3.7%보다 7배 이상 높았습니다.

이런 투자 환경에서 블랙록이 정책적 호재가 있는 재생에너지, 그 중에서도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재생에너지가 유망한 섹터인데 그 중에서도 인프라를 통한 수익률을 따라간다는 거네요.

정책적인 수혜라고 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수혜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전기차나 청정에너지주의 수혜가 해당될 텐데요.

이런 정책 수혜는 미국 중심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넷제로 정책으로 인한 수혜도 고려해야 합니다.

블랙록은 보고서에서 “기후 위험이 곧 투자 위험”이라면서 “넷제로 정책의 영향력은 2050년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지 재생 에너지 기업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전환 계획을 가진 기업이나 산업에도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려운 증시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인데요.

월가 큰손 블랙록의 투자를 참고하셔서 전략을 세워보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