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회의 주목한 中…"금융전쟁 대비 전략 검토"

입력 2022-08-27 17:16
수정 2022-08-27 17:35


잭슨홀 회의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중국 당국자들과 고문들이 미국과의 '금융전쟁'을 염두에 두고 자신들의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시작한 잭슨홀 회의는 각국 중앙은행장들이 모여 통화정책과 관련한 주요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 이 회의를 앞두고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주 중국개발연구재단이 베이징에서 주최한 비공개회의에서 잭슨홀 희의가 도출할 결과의 장기적 파장이 무엇일까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주 공개된 해당 회의의 발언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잠재적인 세계 경제 침체, 금융 충격, 악화하는 미중 관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SCMP는 전했다.

다이샹룽 전 인민은행장은 해당 회의에서 "미국이 지핀 글로벌 금융위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SCMP는 "중국개발연구재단이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 25주년을 맞아 주최한 이 회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충격 속에서 금융위기 예방·완화를 위해 중국이 본질적으로 어떻게 줄타기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은행 자산 동결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축출 등 러시아를 상대로 휘둘러진 세계 금융의 무기가 공포심과 투기 자금의 흐름이라는 측면에서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도 회의에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여러 중국 정부 관리들은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역량을 확대하고 국제 경제 지배구조에서 발언권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이 전 은행장은 아프가니스탄과 러시아에 대한 미국 제재의 영향을 지적하며 "그러한 극단적 방법은 미 정부에 대한 국제 금융계의 신뢰를 크게 해치고 국제 금융 규정을 해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새로운 위협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의 잠재적 금융 전쟁에 맞서기 위해 강력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에 충격적인 교훈을 안겼다. 수출 주문이 급감한 가운데 중국은 홍콩-미국 달러 페그제를 방어하기 위해 직접 개입했다.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현재,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싸고 악화일로인 미중 관계가 중국의 경제, 수출, 해외 투자와 기술 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까닭에 미국과의 금융 전쟁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주민 전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1998년 홍콩 증시가 요동쳤던 순간을 돌아보며 잠재적 글로벌 위기와 투기 자본의 강력한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왕이밍 인민은행 고문은 적자 국영 기업의 파산 등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도전에 대처하고자 채택한 개혁적 접근이 몇 년 후 중국 경제 도약의 발판이 됐다면서 "개혁을 심화하는 것이 미래 위기에 맞서는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