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물연대의 하이트진로 파업사태가 100일을 넘기며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노사가 운송료 인상과 해고 조합원 복직 등 주요 이슈에 대해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했는데요.
정치권 개입에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100일 넘게 파업하고 있는 하이트진로 농성장에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중재에 나선건데, 오히려 정치권의 개입이 사태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며칠 전만해도 하이트진로와 화물연대 간에는 협의체를 구성해 최대 쟁점을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합의하는 등 갈등이 해결될 조짐을 보였습니다.
특히, 운송료 인상과 해고 조합원 복직 등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컸던 주요 안건을 조율해 타협점을 찾기로 했단 점에서 파업 사태 후 맺은 첫 결실입니다.
하지만 민주당과 진보당 의원,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하이트진로에 방문해 노조 편을 들면서, 모든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화물연대 측이 돌연 하이트진로 측과 합의키로 했던 주요 쟁점 외에 모든 안건을 수용해달라고 입장을 바꾸면서입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개입이 오히려 사태 해결은 커녕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며 "노사 갈등에 또 다시 불을 붙인 셈"이라는 지적입니다.
[황용연 / 경총 노동정책본부장 : 화물연대 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 간에 협상을 하고 있는데,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화물연대의 기대 심리가 높아졌고,문제해결에 장애요인이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처럼 불법 시위 현장에 정치권이 개입하면서 사태의 근본적 해결 유도보다는 상황을 더 악화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 초 택배노동자들이 CJ대한통운의 본사를 불법 점거하며 농성을 벌일 때도 정치권이 개입해 사측을 압박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얽히고설킨 원하청 구조를 손질하지는 못하고, 근본적 해결책 없이 미봉책으로 넘기며,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정의당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남발하지 않게 일명 '노란봉투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민주당 안은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액에 상한선을 두고 있습니다.
정의당 안은 더 나아가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자체를 막는 내용입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