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는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이 26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향후 기준금리 정책 경로와 관련해 어떤 단서를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어서다.
매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저명 학자들이 참석하는 대형 이벤트로 이 중에서도 미국의 통화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연준 의장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특히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인상이라는 이례적인 현실에 맞닥뜨린 올해의 경우, 파월의 입에서 물가를 비롯한 경제 전망과 향후 통화정책의 힌트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시장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은 오는 9월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리느냐다.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토대로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지 아니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회귀할지를 추측해보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장이 요동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파월 의장으로서는 발언 내용은 물론 미세한 어조 하나하나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 기사에서 연준이 불필요한 경기침체를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경제를 억제하는 일을 피하는 동시에 물가 급등세를 잡을 수 있을 만큼만 경제를 짓눌러야 한다는 미묘한 균형잡기 임무를 맡았다고 지적했다.
금리 정책과 관련해서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수요 급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공급망 붕괴 및 인력 부족이라는 복합적 원인에서 비롯된 만큼 섣불리 중장기적 방향을 언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이례적인 상황이 '뉴노멀'로의 본격 전환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지에 따라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잭슨홀 회의에 관한 리서치 노트를 통해 파월 의장이 한 달 가까이 남은 9월 FOMC에 대해 분명하게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 CNBC방송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뿌리 뽑겠다는 목표하에 금리인상을 통해 모든 화력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금리인상을 마친 뒤에도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곧바로 금리인하로 전환하지 않고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를 줄 것으로 CNBC는 관측했다.
지난 7월 기자회견에서 '언젠가는 금리인상의 속도를 줄일 것'이라는 언급으로 한 달간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랠리를 촉발한 만큼 이번에는 시장에 과한 기대감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파월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과 같은 급속도의 금리인상을 멈추고 몇 달 안에 빅스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시사할 수 있다며 엇갈린 전망을 했다.
또 최근 시장에서 이미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행보를 각오한 만큼 파월 의장이 내놓는 신중한 언급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