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오늘 연 2.5%로 높아졌습니다.
<앵커>
금리인상을 4회 연속으로 단행한 건데, 연내 추가인상도 예고됩니다.
전민정 기자 리포트 보시고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로 25bp 인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였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데 이어, 또다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렸습니다.
6%대로 치솟은 소비자물가, 4.3%로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대응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 유례 없이 네 번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겁니다.
인상 폭은 예고한 대로 '점진적'이었습니다.
현재로선 '빅스텝' 보다는 당분간 0.25%포인트씩 인상해 한미 금리차 역전과 고환율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응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까지 줄여나가겠다는 겁니다.
이제 관심은 이러한 금리인상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 입니다.
일단 이창용 총재가 연말 기준금리를 2.75∼3% 수준으로 보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번의 금통위에서 적어도 한 번 이상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내년 추 가금리인상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날 한은이 내놓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998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대로 올려잡았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정점이 지났다는 걸 안정적으로 간다고 생각한다면 곤란합니다. 당분간 정점에 이르더라도 물가 수준이 5%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건 변수입니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소폭 낮췄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앵커>
오늘 금리인상과 함께 한국은행이 새롭게 던진 이슈들이 많습니다.
<앵커>
경제부 김보미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일단 2.50%입니다.
4차례 연속이라는 데 무게들을 많이 싣던데, 실제로 금리가 오르기 시작한 게 지난해 8월부터니까 그때부터 따지면 실로 엄청난 인상속도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7월 0.5%에서 오늘 2.5%까지. 1년간 총 2%p 올랐습니다.
이 같은 인상 기조에 주담대 금리도 1년 사이에 크게 올랐는데요.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7월 2.49~4.03%수준에서 현재 4.14~6.15%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1년 만에 2%포인트나 금리가 변화한 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인데, 실제 대출금리도 이렇게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올랐다는 얘기네요.
<앵커>
기존에 내던거에 더해서 대출 1억원당 연 200만원씩 이자를 더내야 한다는 거니까, 수억씩 대출 받은 분이라면 이자만 해도 상당히 부담이 되겠습니다.
남은 금통위가 이제 10월과 11월인데, 계속 더 올릴 걸로 예상이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살펴보셨지만 10월, 11월 각각 25bp씩 두차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오늘 이창용 총재 발언에서도 이와 관련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는데요.
이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가 2.75~3%에 이를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대해서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에 큰 충격이 올 경우 빅스텝을 원칙적으로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물가를 생각하면 금리를 빠르게 올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는데, 가계부채 문제도 그렇고 경제가 그걸 받쳐줄 정도로 체력이 되는 지를 걱정하는 걸로 보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연 7%로 오를 경우, 최저생계비만 쓰고 생활해도 대출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19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보셨지만 현재 주담대 금리 상단이 이미 연 6%를 넘어선 만큼 한국은행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소비자가 경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를 보시면요.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인데 6월부터 현재까지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우세하고요.
여기에 올해 무역적자액(누적)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습니다.
그만큼 경기침체 우려가 각종 지표로도 확인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서 금리를 파격적으로는 못올리는 상황이고, 그러는 사이에 지금 환율이 치솟다보니까 이게 또 수입물가를 높이기 때문에, 물가가 빨리 안잡힐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피크아웃 시기가 지연될 것이라는 시장 우려와는 달리, 이총재는 피크아웃 시기가 오히려 당초 예상했던 9,10월보다 더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최근 두달간 국제유가가 상당폭 하락했고,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7월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사실 환율이 상승하면 기업들의 수입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보니까, 국내 물가전반의 상승압력을 높이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건 최근의 환율 급등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냐, 그렇지 않을 것이냐인데요.
이 총재는 이번 환율 급등을 놓고 잭슨홀미팅을 앞두고 단기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보면서, 이러한 흐름이 얼마나 추세적으로 지속될 지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글쎄, 고환율 상황이 단기 이슈라고 보기에는 작년 1월부터 줄곧 오르기만 하고 있는데 말이죠.
<앵커>
증권가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지 않나요?
<기자>
증권가에서는 일단 1,350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증권사별 환율 전망치 상단을 살펴보면 낮게는 1,350원대에서 높게는 1,400원대까지 형성돼있는데요.
원달러환율이 하락 기조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미국의 긴축 속도 조절, 유럽의 에너지 공급 개선, 그리고 중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 전환 등이 필요한데
올해 말까지는 이러한 요인들을 찾기가 어려워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 기조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기준금리를 올리니까 우리 환율이 크게 내렸습니다.
한미 금리격차가 환율에 영향을 안준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고, 실제 오늘 통방문에도 '자본유출입' 상황을 보겠다는 내용이 처음으로 기재가 됐거든요.
한국은행도 염려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도 이번에 25BP만 올렸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점진적 인상이 한국은행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가와 환율만 본다면 과감하게 금리를 인상해야겠지만, 그에 뒤따르는 경기침체와 가계부채 부실이라는 부작용도 함께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감하게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오히려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지난해말 기준 우리나라와 미국의 가계자산 비중을 같이 살펴보시죠.
우리나라는 미국에 비해 부동산과 같은 비금융자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무려 64.4%인데요.
중요한 건 부동산 가액의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80%까지가 부채라는 겁니다.
결국 금리를 인상했을 때 당장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클 수밖에 없고, 이는 가계소비 위축 더 나아가 경기침체, 스태그플레이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KDI는 “미국 금리에 맞춰 따라가는 것보다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중장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효과가 더 크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국은행이 오늘 물가전망치는 5.2%로 높이고,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낮췄습니다.
외환위기 이후에 물가가 5%씩 오른 경우는 없었는데 말이죠.
지금 스탠스대로라면 시민들이 고물가 상황. 알아서 감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보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