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언제까지…"환율 1,400원 갈 수도"

입력 2022-08-22 17:01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당분간 달러 초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올해 안에 1,400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무려 9.6원 올라 개장하면서 1,330원을 넘어선 달러당 1,335.5원에 개장했다. 이후 1,330원대 후반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오후 1시 52분께 1,340.2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였다.

원·달러 환율이 1,330원과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닥쳤던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후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3.9원 오른 달러당 1,339.8원에 마감했다.

최근 환율은 빠른 속도로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환율은 1,300원을 넘어섰고, 한 달도 지나지 않은 7월 6일과 15일에 각각 1,310원, 1,320원을 돌파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8.28선까지 올랐다.

이날 유로화와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는 각각 0.99유로, 6.82위안까지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긴축 속도와 중국의 경기 성장 부진 가능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이 달러 강세를 공고히 하고 있다.

환율은 지난 12일 한때 1,299.3원까지 내려가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듯했지만, 지난 18일 공개된 연준의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달러 선호 심리에 다시 불을 지핀 모습이다.

당시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다"면서 긴축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함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가 아직 거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의사록 공개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는 25∼27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당초에는 하반기부터 환율이 내릴 것으로 추정했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상승 폭을 50원 단위로 잡아두고 대응해야 할 것 같다"라면서 "시장에선 당국의 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없다고 보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올해 안에 1,400원 돌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전력난 때문에 산업공정 전반에 쓰이는 금속의 가격이 오르고, 이것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달러 쏠림에 가세했다"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면 환율 되돌림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그는 "올해 안에 1,350원대를 넘어서는 고점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7월 의사록이 공개된 후 남은 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25%포인트 인상)이 아니라 빅 스텝만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면서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는다면 단기적으로 1,3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