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품업계의 '큰 손'으로 여겨지는 중국 Z세대(1996∼2012년생)가 실업 등을 이유로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명품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22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이 최근 수년간 명품업계 성장세를 주도한 국가일 뿐 아니라, 중국 내 명품 소비층이 세계 명품 소비층의 평균 연령(38세)보다 약 10년 젊기 때문이다.
실제 경영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명품업체 경영진의 80%가 올해 중국 내 수요가 'V'자 반등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일부 업체는 중국 내 판매 전망치를 상당 폭 낮췄다.
북미와 유럽에선 물가·생활비 상승이 젊은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득에 타격을 주는 것과 달리 중국은 청년 실업 문제가 두드러진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19.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주요 도시의 봉쇄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정부 단속 강화의 여파로 청년 실업난이 가중되고 있다.
올리버 와이먼 관계자는 "많은 젊은 성인들이 경제적 충격에 직면한 것이 이번이 처음일 수 있다"며 "이는 이들이 앞으로 명품 소비에 대해 어떻게 나올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명품업체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나 실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한 Z세대를 비롯한 핵심 고객층에 집중, 고가 제품의 가격을 올려 매출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케이스, 귀걸이, 머리핀, 향수 등 Z세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보급형 제품을 내놓아 명품 고객층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발렌시아가와 디올 등 일부 명품 브랜드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활용해 10대와 젊은 성인들에게 명품에 대한 관심을 심어주고 있다.
예컨대 구찌와 같은 브랜드의 가상 스니커즈 운동화는 17.99달러(약 2만4천원) 가격에 메타버스 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젊은이들은 명품에 대해 열광적"이라며 "코로나19 봉쇄나 일시적인 실업률이 장기적인 명품 선호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