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61년 만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들이 고사하고 생산시설 조업 중단이 잇따르는 등 피해가 커짐에 따라 경제 침체도 심화하고 있다.
18일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연일 30도를 훌쩍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6월 중국 전역의 평균 기온은 예년보다 0.9도 높은 21.3도를 기록, 1961년 이래 61년 만에 6월 기준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불볕더위가 장기화해 상하이의 지난달 13일 낮 최고기온이 40.9도를 찍어 1873년 기상 관측 이후 최고에 달했다.
허난성 자오쭤는 지난달 24일 낮 최고기온이 43.3도까지 올랐고, 허베이성 링서우는 25일 44.2도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충칭, 쓰촨, 허난, 저장 일대가 연일 40도를 웃돌아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40도를 밑돌면 덥다는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말이 유행했다.
폭염과 함께 강우량이 급감, 창장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이 일대 용수난이 심화하고 있다. 창장은 6천300㎞ 길이의 세계에서 3번째로 긴 강으로, 중국 본토 면적의 5분의 1, 인구의 3분의 1에 용수를 공급한다. 남방의 주장 삼각주와 더불어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창장 삼각주의 용수원인 창장 유역의 강우량이 6월 초부터 급감해 누적 강우량이 예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충칭 51개 강과 24개 저수지를 비롯해 창장 중·하류 지역 하천·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냈고 둥팅호와 포양호 수위도 급속히 떨어졌다.
중국 수리부에 따르면 쓰촨, 충칭, 후베이, 후난 등 창장 유역 6개 성·시에서 83만명이 식수난을 겪고, 농작물 64만500㏊가 가뭄 피해를 봤다.
중국중앙TC(CCTV)는 농작물 피해 규모가 이보다 많은 118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을 수확 식량이 한 해 식량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수확기를 50여일 앞둔 시점에 주요 곡창지대인 창장 유역의 가뭄으로 식량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또 다른 곡창지대인 랴오닝 등 동북지역에서는 지난 6월부터 13차례 폭우가 쏟아지고 홍수가 발생, 많은 농경지가 유실됐다.
폭염 장기화로 전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전력난도 심화됐다. 이에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충칭·저장·안후이·허베이·광둥성 지방 정부들이 전력 사용 제한에 나서 제조업체들이 3∼6일씩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
쓰촨성은 가뭄으로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자 지난 15일 모든 산업시설에 대해 6일간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
쓰촨성 성도 청두는 상가와 사무실 냉방을 제한하고, 지하철과 공항의 전력 사용도 규제했다. 쓰촨성 다저우는 화요일 2.5시간, 수요일 3시간씩 전력 공급을 중단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쓰촨성 바이허탄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급받아온 저장·장쑤성 등 동부 연안도 타격을 받았다.
저장성은 지난달부터 경관 조명과 조명 광고판 사용 시간을 제한하고 냉방 온도를 26도 이상 유지하도록 했다. 저장성 닝보시는 3천300개 업체에 피크타임 때 전력 사용을 하지 않을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폭염과 가뭄 피해까지 확산, 중국 경제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중국신문망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