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에 중국 펀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을 끝으로 잠잠했던 양국이 최근 반도체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다시 맞붙으면서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건데요.
반면 엔화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자 일본 펀드에는 뭉칫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박찬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탈중국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자 중국과 홍콩을 중심으로 한 중화권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겁니다.
반면 일본 펀드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한 달 새 해외 펀드 중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곳은 일본이 유일합니다.
일본 펀드에는 812억 원이 순유입 됐고, 중국과 중화권 펀드에서는 각각 156억 원, 636억 원이 순유출 됐습니다.
이 밖에 북미와 유럽 등 다른 주요국 펀드의 자금도 일제히 줄었습니다.
일본 주식형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38%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중국과 중화권 펀드 수익률을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이러한 상승세의 배경에는 일본의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원자재값이 안정된 점이 있었습니다.
[박윤철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일본 증시는 글로벌 중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가장 완화적인 국가 중 하나고요. 이렇게 완화적인 환경이 증시에 우호적이고요. 일본도 한국이나 대만처럼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인데 국제유가가 내려가면서 교역 조건도 괜찮아질 것이라는 점이 반영돼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엔화가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하자 이를 노린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된 점도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일본 증시는 수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엔화 약세는 이들 기업 실적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반기 들어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둔화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증시 상승에 따른 수익과 엔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습니다.
일본 증시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최보원 /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 (현재 일본은) 내부 여행 지원, 외국인 유입자 수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물가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 때문에 정책 기대감이 크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증권업계가 제시한 8월 닛케이 지수 예상 밴드는 2만5,700에서 2만9천선 사이.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의 경기 부양책까지 시행되면 3만 선 고지를 재탈환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