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전해주시나요?
<기자>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미국 증시를 비롯해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커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우리 서학개미들의 시선에도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에 서학개미들의 인기를 끌었던 기술 성장주가 아닌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오늘은 채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서학개미들의 소식 그리고 채권 투자를 위해 고려해볼만한 ETF 상품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채권 쪽으로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늘고 있다는 거네요.
얼마나 늘었나요?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우리 서학개미들의 미국 채권 순매수 규모는 11억 1,170만 달러였습니다.
올해 앞선 달들에 비해서 확연히 많아진 투자 규모입니다.
3월에는 1억 6천만달러 수준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4개월 만에 7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작년 7월에는 1억 4,723만 달러였는데요. 작년에 비하면 7.5배나 늘어난 겁니다.
올들어 미국 증시 조정으로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미국 현지에서도 채권 ETF가 많은 인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티커명 LQD ETF, 즉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에 24억 달러의 자금이 신규로 유입됐습니다.
이처럼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가 인기를 끌자 우리 서학개미들도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8월 들어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 3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채권으로 자금이 흐르고 있는 양상이 한국 뿐만이 아니라 현지에서도 불고 있는 바람이네요.
이런 채권 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왜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채권 가격은 금리와는 반대로 움직이는데요.
올들어 미국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채권가격이 많이 빠졌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가 연내에 마무리가 된다면 채권가격이 바닥을 치고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데요.
도이치방크는 “인플레 정점 이후에는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에도 정점이 올 것이고 채권의 손실도 되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은 시장가격의 상승을 좇는 주식과 달리 투자자산 보호와 일정 수준의 수익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인데요.
이런 점에서 경기 침체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경기 둔화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도 채권 시장이 주목받은 겁니다.
미국계 투자기관인 티로프라이스(T.Rowe Price)의 수석 투자책임자도 “채권의 기대 수익이 적고 옛날만큼 다변화를 할 수 있는 장점은 없지만 안전 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위기 상황에서는 수익을 볼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채권 시장에 바로 뛰어들기 어려운 분들은 자연히 ETF를 찾으실 건데요.
어떤 ETF들이 미국 현지에선 주목받고 있나요?
<기자>
채권 중에서도 투자 등급의 미국 기업, 즉 탄탄한 미국 기업의 회사채가 유망한 자산으로 꼽힙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회사채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채 시장에서 매도세가 당분간 지속한다면 이를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는데요.
브레킨리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도 “과거 금융 위기와 달리 현재는 회사등급 상향이 하향보다 많다”며 “기업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이자보상비율도 높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추가적으로는 미국 지방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웰스파고는 “미국 지방채의 경우 세금 면제로 수익률이 4%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이 미국 지방채 자산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월가의 최대 규모 지방채 펀드업체인 누빈 자산운용도 새롭게 고객유치를 준비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는 지방채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해주신 ETF들은 어떤 상품인지 궁금합니다.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라는 이름도 어려운 상품인데요.
어떤 상품인가요?
<기자>
네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투자등급 회사채 ETF에서 아이셰어즈는 블랙록의 상품 브랜드입니다.
즉 블랙록에서 발행한 아이셰어즈 브랜드의 ETF인 거죠.
2002년에 상장됐고 운용 자금(AUM)이 360억 달러 수준입니다.
운용보수는 0.14%이고 티커명은 LQD입니다.
이 LQD 상품은 지난 7월에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LQD의 3개월 주가 그래프입니다.
6월을 기점으로, 변동성은 있었지만 우상향을 그려준 겁니다.
LQD의 3개월 수익률은 2.53%, 한 달 수익률은 3.19%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채권 ETF가 다양하게 있잖아요.
이 LQD의 차별점은 뭔가요?
<기자>
LQD ETF는 미국 채권 ETF의 시조새와 같은 상품입니다.
2002년에 아이셰어즈의 또다른 채권 ETF인 TLT와 함께 첫 채권 ETF로 발행된 건데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투자등급을 기준으로 해서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현재는 ‘매우 안전하지만 낮은 수익률’을 의미하는 AAA와 ‘적당히 안전한 수익률’을 의미하는 BBB 사이의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는 약 2,500개의 채권을 담고 있습니다.
회사채가 중심인 만큼 어떤 회사들의 채권인지도 살펴봐야하는데요.
보시면 미국 기업이 85.71%입니다.
이후 영국과 캐나다, 일본 순인데요.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위주로 회사채가 담겨 있는 모습입니다.
사업군으로도 금융업이 34.78%를 차지하면서 가장 많았는데요.
그 뒤로 헬스케어, 전자기술, 커뮤니케이션 등이 따르고 있지만 그 비중이 확연히 차이납니다.
북미를 중심으로 선진국의 회사, 그리고 금리 인상기에 상대적으로 버틸 힘이 있는 금융 회사가 많이 담겨 있는 ETF인 겁니다.
월배당을 하는 상품이라는 점도 방어적인 투자로 기능할 수 있는데요.
이런 점들 때문에 현재 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와 맞물려서 LQD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났다고 유추할 수 있는 거죠.
<앵커>
투자에는 늘 양면이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만 들으면 LQD가 굉장히 좋은 상품으로만 보이는데요.
혹시 우려의 목소리는 없나요?
<기자>
물론있습니다. 이 부분도 중요한데요.
LQD는 주로 고정금리형 장기채권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고정금리형 채권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반비례하잖아요.
지금과 같이 연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맹활약을 하고 있는 경우 앞으로 금리가 몇 번 더 오를 수 있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인 시킹알파에서도 “연준이 인플레이션 문제에 진지한 만큼 금리 인상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면서 “LQD는 대부분 고정금리이면서 비교적 긴 만기 채권이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