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evasion)이 고객으로부터 숙박료를 선입금 받고 정작 호텔에는 돈을 보내지 않아 이른바 '먹튀' 의혹이 일고 있다.
4일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은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에바종이 회원들에게 고의로 피해를 준 것인지 등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에바종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에바종은 엄선된 국내외 호텔·리조트를 30~70% 할인된 가격에 7~14일 동안 판매하는 '프라이빗 트래블 클럽'을 지향하는 예약 대행사다.
실제로 다양한 프로모션과 최저가 정책 등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에바종이 숙박료를 받고도 돈을 입금하지 않았다는 피해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7월 말 인터콘티넨털 다낭에 체크인하기로 돼 있었다는 A씨는 체크인 이틀 전 에바종 측으로부터 한 문자를 받았다. 문자의 내용은 "해당 예약 건의 객실료가 총 1천650달러(약 215만8천원)인데 에바종이 회사 자금상의 이슈로 송금을 하지 못했으니 먼저 선결제를 한 뒤 영수증을 첨부해 추후 환불을 받거나 예약을 취소하라"는 것이었다.
A씨는 "인터콘티넨털 측에 사정을 말하고 취소를 한 뒤 재결제를 진행해 현재 피해 금액이 230만원 정도"라며 "기가 막힌 것은 문제가 생긴 이 상품을 아직도 홈페이지에서 버젓이 팔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에바종이 단건 예약 서비스만 판매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에바종은 최근까지 6개월~1년 단위의 '호텔 패스권'과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레저 클럽 무제한 이용권'까지 판매했다. 호텔 패스는 성인 1인 기준 6개월은 593만원, 1년은 1천만원에 이른다.
심지어 에바종은 지난 2일부터 사무실 문을 닫고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에바종은 "폐업을 위한 조치가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피해자들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중소기업 현황 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에바종의 운영사인 ㈜본보야지는 2015~2019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으며, 영업이익 역시 5년 내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돼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