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금리 정책에…물가 99% 폭등한 도시

입력 2022-08-03 18:25


튀르키예의 7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9.6% 상승했다.

3일(현지시간) 현지 통계청인 튀르크스탯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7월 물가 상승률은 6월 78.6%에 비해 1%포인트 높아진 79.6%를 기록했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99%에 달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9~10월 물가 상승률이 85% 수준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연말에는 60.4%까지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도 시장의 예상에 비해서는 낙관적이다.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분기 물가 상승률이 최고 91%에 달하고 연말에도 69%로 내리는 데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만성적 고물가에 시달리는 튀르키예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유발한 경제 위기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곡물 가격 급등까지 겹쳐 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서방의 중앙은행이 물가 인상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의 정책이 이 같은 흐름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일반적 경제 논리와 달리,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며 공개적으로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사합 카브즈오울루 중앙은행 총재는 생산과 수출, 고용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이 물가와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연말 물가 상승률이 현재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이미 둔화 조짐이 보인다"면서 "누가 옳았는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