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보복 조치로 비료 공급난을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가축 등 분뇨를 활용한 재래식 거름 비료 만들기를 모색하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의 루이스 플라나스 농업부 장관은 자국과 네덜란드가 일반적인 천연가스 기반 화학비료 대신에 거름을 처리해 사용하는 것에 새롭게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 사업은 유럽연합(EU)의 다른 농업 장관들과도 논의됐으며, 이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비료 도매가격은 수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바 있다.
러시아산 비료는 미국 경제제재의 예외 품목이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뛰어오른 탓이다. 화학비료의 주성분인 암모니아는 천연가스로 만들어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에 대한 보복 조치로 유럽행 천연가스 공급을 대폭 줄이자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러시아는 또한 암모니아와 탄산칼륨, 요소 등 비료 주성분의 주요 수출국이다. 특히 탄산칼륨의 경우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작년 전 세계 수출량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유럽에서 암모니아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고, 암모니아를 확보하지 못한 비료 공장들은 문을 닫는 경우도 속출했다.
비료 수요의 약 70%를 수입하는 프랑스와 같은 국가들은 비료 가격 급등으로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플라나스 장관은 "기존 (화학)비료에 대한 생물학적 대안을 개발하면 가스 소비가 많이 감소하고 유럽이 식량 자급률을 높일 수도 있다"며 "이런 점에서 이번 대안 개발이 우리의 최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거름 기반 비료가 스페인과 네덜란드 모두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현재 연구·개발(R&D) 진전에 따라 관련 EU 규정이 개정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산 비료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비료 생산량을 늘리는 데 5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세계 비료 가격은 올해와 내년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