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로 웃은 쿠팡플레이…돌연 편집권 침해 폭로

입력 2022-08-02 20:17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감독 동의 없이 작품을 축소 편집해 공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쿠팡플레이 '안나'의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던 이주영 감독은 2일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시우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8부작 '안나'를 제작사도 아닌 쿠팡플레이가 6부작으로 편집해 제가 연출한 것과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작품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 감독은 2017년 11월 8일부터 지난해 7월 12일까지 3년 8개월에 걸쳐 드라마 '안나' 8부작을 집필했고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쿠팡플레이가 승인한 최종고대로 촬영을 진행했고, 촬영이 완료될 때까지도 쿠팡플레이 측은 1∼4부 가편집본에 대해 별다른 수정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지난 6월 7일 다른 연출자와 다른 후반작업 업체를 통해 재편집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이 감독은 말했다.

이 감독은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여러 번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입장문에서 쿠팡플레이가 모든 스태프에게 공개 사과하고, 이른 시일 내에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 감독판으로 공개하는 한편 이번 같은 일방적 편집을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라고도 요구했다.

이 감독은 지난 6월 24일 '안나'가 공개된 뒤에도 쿠팡플레이에 여러 차례 입장을 전했고 내용증명도 보냈으나 쿠팡플레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공론화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쿠팡플레이는 "가편집본을 보니 처음에 합의했던 작품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올해 2∼5월 수차례 간곡하게 수정을 요구했지만 피드백이 단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감독님과 편집 작업까지 마무리하게 되면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해 재편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7월 27일 이 감독이 보낸 내용증명을 접수하고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틀 안에 복잡한 사안에 대해 회신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나'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로,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가수 겸 배우 수지의 열연과 이주영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으로 큰 호평을 받으며 올여름 최고 흥행작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사진=쿠팡플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