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주식'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예능을 넘어 드라마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양극화 현상과 취업난 등 고용 불안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반영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방송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을 소재로 내세운 드라마들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오는 12일 처음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개미가 타고 있어요'는 다섯 명의 개미가 주식을 통해 인생을 깨닫는 휴먼 코미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예비 신부, 족발집 사장, 영어 교사, 돈이 모일 때까지만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프리터족' 등 나이와 직업, 종잣돈까지 모두 각양각색인 다섯 명의 개미가 크고 작은 실패를 겪으며 자신의 투자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매회 에필로그에는 구독자 228만 명의 지식 경제 유튜버 슈카가 등장해 주식 특강을 한다.
지난 24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클리닝 업'도 주식 전쟁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증권사 미화원으로 일하는 어용미(염정아 분)는 회사에서 우연히 내부자 거래 정보를 엿듣게 된다. 대화에서 언급된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보고 본격적으로 주식 공부를 시작한다.
'클리닝 업'에는 내부자 정보 거래, 공매도, 기업 평가서, 작전주 등 생소한 경제 용어가 등장하지만, 주식을 모르는 시청자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했다는 평을 받는다.
주식 그래프에 따라 희로애락을 오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는 재미를 높였다. 어용미와 안인경(전소민)이 주식 매도 시점을 고민하는 장면 등은 공감을 자아냈고, 주가가 3배를 훌쩍 뛰어 환호성을 지르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대리 만족을 안기기도 했다.
지난 22일 공개된 tvN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의 '스톡 오브 하이스쿨'은 주식에 도전하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공부 잘하는 흙수저 고등학생 안형인(이레)은 종잣돈을 모으기 위해 친구들을 대리해서 투자하고 수익을 나눠주는 일을 시작한다.
세뱃돈까지 털어가며 주식에 뛰어드는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비추며 불안한 미래에 갈등하는 10대들의 현실을 짚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주식은 아직 많은 사람에게 '미지의 세계'이면서도 다들 한 번쯤은 접해본 소재"라며 "주식에 대한 보편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주식을 재밌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콘텐츠가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