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역전과 달러 강세 등 환경에도 외국인이 7월에 코스피 월간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7월 한 달간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천21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3조3천987억원을 순매수한 작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는 지난 5월(1천283억원) 이후 두 달 만이다. 6월에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5천816억원 매도 우위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6월 말 2,332.64에서 7월 말 2,451.50으로 5.10% 올랐다.
외국인이 7월에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다. 글로벌 반도체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이 한 달간 5천461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가도 6월 말 5만7천원에서 7월 말 6만1천400원으로 7.72% 오르며 '6만전자'를 회복했다.
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4천679억원), SK하이닉스(2천675억원), 현대차(1천785억원), 삼성SDI(1천579억원) 등이었다.
긴축과 경기 침체 공포 등 거시 환경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외국인은 연초부터 6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6조1천7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동시에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1월 최고 34%까지 올랐다가 6월 들어서는 30%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이번 하락장에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커서 저가 매수 유인이 높아진 와중에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자 외국인 매수세도 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에 기준금리를 2.25∼2.50%로 0.75%포인트 올리면서 이제 미국 기준금리는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높아졌다.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한미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다만 과거 세 차례 한미 금리 역전 시기를 보면 증시와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