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문양 새겨진 '히틀러 시계', 경매서 14억 낙찰

입력 2022-07-30 16:24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의 것으로 추정되는 손목시계가 미국 경매에 나와 110만 달러(약 14억3천만 원)에 낙찰됐다.

2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나치 독일의 상징 문양인 스와스티카와 히틀러의 이니셜 AH(Adolf Hitler)가 새겨진 후버(Huber)사의 이 시계는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 체서피크 소재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에서 익명의 응찰자에게 팔렸다.

경매소 측은 당초 이 시계가 200만∼400만 달러 사이에 팔릴 것으로 관측했으나, 실제 낙찰가는 추정가에 미치지 못했다고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상품 카탈로그에 따르면 이 시계는 히틀러가 독일 총리가 된 1933년 생일 선물로 주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시계는 이후 1945년 5월 독일 항복 후 프랑스 군인 30여명이 히틀러의 산악 휴양지 베르그호프를 습격했을 때 기념품으로 들고 나왔고, 여러 번의 재판매를 거쳐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왔다는 것이 경매소 측의 견해다.

경매소 측은 히틀러가 실제로 이 시계를 착용했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으나, 독립적인 전문가 평가는 이 시계가 십중팔구는 히틀러 소유일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알렉산더 히스토리컬 옥션은 입찰이 이뤄지기 전 독일 언론에 이번 경매의 취지는 역사를 보존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판매 물품은 판매 후 개인 소장품으로 보관되거나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기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대인 공동체는 즉각 반발했다.

유대인 지도자 34명은 공개서한을 내고 이번 판매를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규정하며 나치와 관련된 물건을 경매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 독일을 이끌었던 히틀러는 이 기간 유대인 600만명을 포함해 총 1천100만명에 대한 조직적 학살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