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다시 거세지고 있지만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확진 사실을 숨기고 일상 생활을 하는 '숨은 감염자'가 적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감염에 대한 경계가 느슨해진데다 격리자에 대한 지원이 줄고, 문을 연 임시선별검사소가 적어 검사 접근성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주일(7월 21~27일 발표) 검사기관들로부터 보고된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86만8천342건(27일은 일부만 반영), 이중 확진자는 50만9천151명이었다.
확진자 규모가 비슷했던 시기는 지난 4월 22~28일로 47만146명이었는데, 검사 건수는 102만4천215건(4월28일은 일부만 반영)이었다.
지난 1주일의 확진자 수가 더 많은데도 검사 건수는 오히려 29만명 가량 적었다. 이는 최근 유행 상황에서 검사를 받지 않은 감염자가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 재유행의 '숨은 감염자' 규모는 기존 유행기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실제 확진자 수는 통상 정부에 의해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의 2배 수준이라고 봐왔는데, 최근 들어 숨은 감염자가 많은 만큼 2배 수준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생활지원금과 유급휴가비 지원 대상을 축소한 것이 적극적인 검사를 받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난 11일부터 모든 확진자에게 지급하던 생활지원금(1인 가구 10만원, 2인 이상 가구 15만원)을 기준 중위소득(국내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의 100% 이하 가구에만 지급하고 있다.
또 코로나19로 격리·입원한 근로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한 기업에 주는 유급 휴가비(1일 4만5천원·최대 5일) 지원 대상도 모든 중소기업에서 종사자 수 30인 미만인 기업으로 축소했다.
정부는 "하반기 재유행에 대비해 재정 여력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것"이라는 의도라고 설명했지만, 대상이 축소된 시점은 '더블링'(확진자 수가 1주일 새 2배 안팎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본격화되며 이미 재유행이 시작된 시기였다.
정부는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가 소염진통제 등 일반약 처방비와 같은 재택치료비도 스스로 부담하도록 제도를 바꾸기도 했다.
증상이 있는데도 진단을 받지 않고 숨는 것은 확진자 개인의 건강에도 좋지 않지만, 그만큼 전파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역 체계에 위협적이다.
전문가들은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이 진단 검사를 받도록 유도하기 위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나 PCR(유전자증폭) 검사의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RAT의 경우 증상이 있는 경우는 환자 부담이 5천원이지만, 무증상일 경우에는 병원마다 3만~12만원으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