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임금이 오르면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물가가 오르면 임금도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25일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하면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와 임금 간에는 장기균형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성 한은 물가동향팀 차장은 "물가와 임금의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서로 괴리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두 변수 간에 안정적인 관계가 유지된다는 의미"라며 " "최근 연도의 물가상승률은 익년도 임금상승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최근 20년간의 자료를 이용해 인과관계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포인트(p) 올라가면 임금상승률은 4분기 이후부터 0.3∼0.4%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임금 충격에 대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반응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
다만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률의 경우, 임금상승률이 1%포인트 올라가면 개인서비스물가 상승률은 4∼6분기 이후 0.2%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한은은 "물가-임금 관계는 특히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