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이가 출생률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영국 세인트조지 병원의 산부인과 의사 기타 나르군드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전했다.
그동안 주로 여성의 나이가 출생률 미치는 영향이 강조돼 왔는데, 남성의 나이가 출생률에 생각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영국의 생식 규제기관이 제공한 1만8천여 건에 이르는 체외수정과 세포질내정자주입술(ICSI) 주기 익명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모의 연령이 출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35세 이하 여성의 경우, 남성 배우자의 나이가 출생률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반면 35세∼40세 사이의 여성의 경우 남성 배우자의 나이가 40세 이상이면 출생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나르군드 교수는 "35세 이하의 여성 난자에는 나이가 많은 남성의 정자에서 높은 확률로 발견되는 DNA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있지만, 여성이 40세가 넘으면 정자의 손상을 복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말 흥미로운 점은 35∼40세 사이의 여성의 경우 남성의 나이가 출생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라며 "아버지의 나이가 35세 이하일 때 배아의 출생률은 32.8%이지만, 아버지의 연령이 40∼44세로 높아지면 출생률은 27.9%로 떨어진다"고 소개했다. 또한, 남성의 나이가 55세를 넘으면 배아가 출생으로 이어질 확률은 25%로까지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나르군드 교수는 "오랫동안 (출생 실패)부담이 여성들에게 전가되면서 아버지의 나이가 자녀에게 미치는 단기적, 장기적인 영향은 대부분 무시돼 왔다"면서 "임신에 있어 노화된 난자와 정자의 상호작용은 통념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