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가 또다시 기업공개를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지주사 HD현대는 21일,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한국경제TV는 지난 12일 <'오일머니 충분한데…현대오일뱅크, IPO 완주할까>라는 기사를 통해 IPO 철회 가능성을 보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근 주식시장 상황과 동종사의 주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공개를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HD현대㈜의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주식시장 상장추진을 위해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는 등 상장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여 왔으나, 최근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의 악화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회사는 지난 2011년 10월 첫 상장 작업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공모 규모만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IPO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지만 산유국 이란을 두고 미국이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상황이 급변하면서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어 2017년 두 번째 IPO에 나서면서 2018년 11월까지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회계 감리 강화 영향 등으로 2019년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절차를 철회했다.
이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이사회를 열어 세 번째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6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장 철회가 예견된 수순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증권가는 IPO를 통해 신규 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보냈다.
국제유가가 올라 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자금사정이 여유로운 상황인데 굳이 IPO를 통해 신규 사업 투자자금을 유치할 필요가 있겠냐는 분석이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 매출 7조2천억 원, 영업이익 7천억 원을 달성했다.
또 한국조선해양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 했던 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의지를 희석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이후 구주매출을 일으켜 HD현대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구주매출 비중은 20%정도로 예상했는데,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가치를 10조 원으로 가정하더라도 2조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이제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이유가 사라지자 최대주주의 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더 부각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