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여자 테니스 스타 다리야 카사트키나(25)가 "여자친구가 있다"며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털어놨다.
카사트키나는 19일(한국시간) 공개된 러시아 1인 매체와 인터뷰에서 "더는 장롱 안에 갇혀 사는 게 불가능하다. 스스로 평화롭게 사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카사트키나의 여자친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나탈리아 자비야코다.
에스토니아 출신인 자비야코는 러시아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은퇴했으나 최근 캐나다 국가대표로 현역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카사트키나는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인스타그램에 자비야코와 끌어안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하트 모양의 이모지를 달았다.
러시아는 동성애를 혐오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국회 미성년자에게만 적용됐던 '비전통적인 성관계를 부추기는 행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성인에게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법이 개정된다면 카사트키나의 이번 커밍아웃은 '불법'이 될 수도 있다.
카사트키나는 그러나 "스포츠 등 여러 분야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적 지향 문제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카사트키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랭킹 12위에 올라있는 강자다. 러시아 여자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높다. 지난 6월 끝난 프랑스오픈에서는 단식 준결승까지 오르며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