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국 동부시간 15일 오전 9시 31분입니다. 오늘도 개장에 앞서 주요 금융주들의 실적이 나왔는데요. 웰스파고와 씨티그룹의 실적이 좀 엇갈렸습니다. 웰스파고는 매출이 예상보다는 조금 좋지 않았고, 씨티는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았죠. 개장을 앞두고 기업 실적 관련해선 조금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같이 나온 건데 우선 상대적으로 나쁜 뉴스를 먼저 말씀드리면 웰스파고의 경우는 모기지 금융 수수료가 급락하면서 수익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거둔 주당순이익은 0.82달러로 시장 컨센서스인 0.8달러보다는 높았고요.
현지 매체에서 오늘 은행주 실적 이야기를 할 때는 높아지는 금리가 은행들의 이자수입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는 듯 합니다. 웰스파고의 순이자 수입은 1년 전보다 16% 증가했고요.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프리마켓에서 5% 넘게 주가가 상승한 씨티그룹도 역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수입이 수익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씨티는 미국 4대 주요 은행 가운데 2분기 수익이 예상을 상회한 유일한 곳이 됐습니다. 오늘은 은행주들의 이자 수익이 대출 손실에 따른 마이너스 요인을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곘습니다.
오늘 실적 발표와 함께 소매판매 실적이 좀 좋았던 것이 개장 전 증시를 상승시킨 원동력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6월 소매 판매는 월간 기준 1% 상승했습니다. 시장 추정치였던 0.8%를 웃돌았습니다. 지금 증시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월가는 예상을 뛰어넘은 소매 판매 지표를 이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기록적으로 상승하면서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 정말 큰일나는 건데 그 정도는 아니구나, 이렇게 말입니다.
또 하나, 이번에 나온 지표는 시장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도 관련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발언이 있었죠. 자신은 이번 7월 FOMC에도 100bp가 아닌 기준금리 75bp 인상을 지지한다면서 그 생각을 유지할 근거로 들었던 두 가지 요인 가운데 하나가 소매판매 지표였거든요. 그런 맥락상 6월 소매판매가 실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죠. '연준이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택할 수도 있다'는 시장의 기존 관측을 옅어지게 할 또 하나의 근거 지표가 장 초반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