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P 금리 인상?…대책 없는 미국 물가 인상

입력 2022-07-14 06:55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폭을 결정한다.

지난달 연준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만에 처음으로 75bp(0.75%P, 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에선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예측이 일반적이다.

13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이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도 높은 9.1%를 기록하며 물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이었던 전월(8.6%)을 뛰어넘은 수치다.

다만 소비자물가지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자이언트 스텝을 뛰어넘는 더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달 금리 인상폭을 0.75% 포인트 넘게, 즉 한꺼번에 1% 포인트(100bp)를 올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1%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48.8%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투자전략가인 제레미 시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지난달부터 1% 포인트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 인상에 대해 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모습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G7(주요7개국) 소속 국가인 캐나다는 이날 앞장서서 1% 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캐나다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금리인상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 캐나다 중앙은행은 당초 이번 달에 미국처럼 0.75% 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캐나다의 지난 5월 물가가 7.7% 급등하면서 3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 분위기가 짙어지자 시장의 예측을 뒤엎은 것이다.

미국 연준에서는 아직 1% 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주최로 열린 온라인 행사에서 "7월에 추가적인 75bp의 금리 인상과 9월에는 50bp의 인상을 확실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75bp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연준이 정책 목표의 우선순위를 물가 안정에 두고 있는 만큼 1% 포인트 인상이 현실화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근 유가 등 일부 상품들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개월 내 물가 상승 폭이 둔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