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부터 공개까지 약 4년이 걸린 현대자동차의 첫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가 공개됐다.
현대차는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아이오닉 6의 실제 모습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해 전기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나설 계획이다.
이달 28일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하고 9월 중 판매를 개시한다. 올해 국내 판매 목표는 1만 2천 대다. 유럽에서는 올해 말, 미국에서는 내년 상반기 판매가 목표다.
상품 구성은 스탠더드 모델과 롱 레인지 모델 두가지로 판매가는 개소세 3.5%, 전기차 세제혜택 전 가격을 기준으로 5,500만 원대부터 시작해 6,500만 원대까지 형성될 예정이다.
아이오닉 6 배터리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오닉 5에 들어가는 제품과 동일하다.
다만 공급 문제로 올해 출고 제품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대신 SK온 배터리가 탑재된다.
내년 출고 제품부터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적용해서 출시할 예정이고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계획은 없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아이오닉 6는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하고 전용 전기차 분야의 글로벌 선두가 되기 위한 현대차 전략의 주요한 이정표”라며 “아이오닉 6는 모든 면에서 최적화된 독특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전동화 이동 경험을 재정의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유선형 외관과 여유로운 공간
현대차는 아이오닉 6의 새로운 디자인 유형을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Electrified Streamliner)’로 정의했다.
스트림라이너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을 뜻한다.
아이오닉 6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삼아 실내공간의 시작점과 끝점을 양 끝으로 최대한 늘려 넉넉한 공간성을 갖춰냈다.
아이오닉 5에 이어 아이오닉 6도 동급 차급 중에서 휠베이스(타이어의 맨 앞바퀴와 맨 뒤바퀴까지의 거리)가 가장 길다.
그랜저(2,885mm)보다 길며 대형 플래그십 세단에 웃돈다. 실내 공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80mm, 1,495mm로 넓고 또 높은 편이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은 "아이오닉 6의 전고는 쏘나타보다 50mm 이상 높다"며 "대량생산 차종은 굴곡이 많은 게 필요 조건인데, 굴곡 없이 또 공기저항에 지장 없도록 만들어내기 어려웠지만 4년 전부터 기획을 시작했기에 이런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6에는 일반 시트 대비 약 30% 얇은 전기차 전용 슬림 디자인 시트가 장착돼 실내 공간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 준다.
인체공학적 센터 콘솔도 주목할 만하다. 운전자가 필요한 모든 버튼을 이 브릿지 타입의 센터 콘솔에서 찾을 수 있다.
또 노트북을 센터 콘솔 위에 올려놓고 작업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다.
■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524km
아이오닉 6는 1회 완충 시 524km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과 부산의 거리가 약 400km인데 그 이상이 가능한 셈이다.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길어진 것은 아이오닉 6의 최저 공력 계수와 연관이 있다.
공력 계수는 차가 달릴 때 공기저항을 얼마나 받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좋다.
아이오닉 6가 달성한 공력계수는 0.21로 현존하는 전기차 중 최상위권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EQS의 공력 계수(0.20)와 테슬라 모델 S(0.208)과 비슷하고, 테슬라 모델3(0.23)나 포르셰 타이칸(0.22)보다 나은 수준이다.
아이오닉 6의 전기소비효율(전비)은 6.2km/kWh로 이는 현존하는 전용전기차 중 세계 최고 수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6를 77.4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 레인지와 53.0kWh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더드 두 가지 모델로 운영한다.
아이오닉 6는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된다. 800V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
또 차량 외부로 220V 일반 전원을 공급해 주는 V2L 기능을 적용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과 유사한 수준인 3.52kVA의 소비전력을 제공한다.
뒷좌석 시트 하단에 위치한 실내 V2L 포트 또는 충전구에 V2L 커넥터를 연결하기만 하면 차량 내·외부에서 전자기기나 가전제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 개인화된 드라이빙 경험 제공
아이오닉 6에는 EV 성능 튠업 기술이 현대차그룹 최초로 적용됐다.
EV 성능 튠업은 차량 내 12.3인치 대화면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통해 성능·운전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다.
운전자로 하여금 모터 출력, 스티어링, 악셀 페달, 4륜 구동방식 등 여러 특성을 본인 취향에 따라 선택한 뒤 스티어링 휠 좌측 하단에 있는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길게 눌러 활성화할 수 있다.
현대차 최초로 적용된 듀얼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차량 속도에 따라 밝기가 달라지도록 설정이 가능하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1열 무드램프가 짙어지며 다이내믹한 분위기 연출과 함께 운전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상단과 하단 각기 64가지로 도합 4,096가지 조합을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 최초로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한정됐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OTA) 기술의 적용 범위를 ▲전기차 통합 제어 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에어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자동차의 주요 전자제어장치까지 확대했다.
유원하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은 "국내에서는 이례적으로 양산 전에 전국적인 대고객 전시행사를 시작한다"며 "아이오닉 6의 주요 타깃 고객인 영패밀리· 1~2인 가구를 위한 레저활동 제휴처와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구독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전기차를 300만 대 넘게 팔아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하겠다는 전동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중형 SUV 아이오닉 5부터 중형 세단 아이오닉 6 그리고 2024년 출시 예정인 대형 SUV 아이오닉 7까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해 아이오닉 브랜드의 라인업을 완성할 방침이다.
또 아이오닉 6 포함 국내 기준 2022년 전기차 6개 모델(현대차 3종/제네시스 3종)에서 2030년 13개 모델 (현대차 6종 / 제네시스 7종) 이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한다.
판매규모·라인업 확대를 통해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국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21년 6%에서 2030년 45%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이오닉 6를 기점으로 현대차가 픽업트럭과 대형 SUV를 제외하고 전기차 라인업이 어느정도 세팅됐다"며 "현대차가 앞으로 전동화 시대의 서막을 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