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바람의 빛깔' 다시 소환…친윤·안철수 겨냥?

입력 2022-07-09 14:47
수정 2022-07-09 15:06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가 SNS에 의미심장한 노래를 공유해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인 '바람의 빛깔'(Colors of the Wind) 번안곡 유튜브 링크를 공유했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반하는 인간의 욕심과 다양성의 가치를 그려내 서정적인 분위기의 곡이지만, 중징계를 받고 벼랑 끝에 내몰린 이 대표의 정치적 처지와 맞물려 역설적으로 의미심장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가사는 '자기와 다른 모습 가졌다고 무시하려고 하지 말아요', '얼마나 크게 될지 나무를 베면 알 수가 없죠', '아름다운 빛의 세상을 함께 본다면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어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이 대표가 기성 정치인들과는 다른 튀는 화법과 행동으로 당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고, 현재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중징계 철퇴까지 맞은 상황을 노래 가사를 통해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 전부터 자신에 대한 폭로의 배후에 당내 친윤(친윤석열) 그룹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온 만큼, 해당 노래를 통해 당내 주류 세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당 일각에서 국민의힘 내 '청년 정치'의 상징자본을 가진 이 대표의 몰락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나오는 가운데, '나무를 베면 얼마나 크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대목 역시 이 대표 자신의 상황에 빗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때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의원을 비판하는 데에도 이 곡을 쓴 바 있다.

당시 바른미래당 서울 노원병 지역위원장이었던 안 후보가 '공천파동'을 일으켰다며 공개 저격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 "다시는 누군가가 황당한 아집으로 우리가 같이 정치하는 동지들과 그 가족들의 선한 마음에 못을 박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노래 한 곡을 신청한다"며 "'바람의 빛깔'이라는 노래다. 누가 가사를 옮겼는지 인간의 탐욕에 대한 고찰과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잘 풀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