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로 치솟았습니다.
'경제위기급 인플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추석과 휴가철을 앞두고 있는데다 전기·가스요금마저 올라 이대로라면 '소비자물가 7%'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소비자물가가 6%대로 올라선 건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이후 24년여만입니다.
지난달엔 기름값과 먹거리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했는데, IMF 때와 마찬가지로 환율 급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같은 대외적 요인 때문에 원자재값이 치솟은 영향이 컸습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경유는 51%, 휘발유는 31%나 올랐고, 곡물가가 급등하면서 사료비도 덩달아 올라 돼지고기는 19%, 수입 소고기는 27%나 뛰었습니다.
이 때문에 외식 물가는 30여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7%대를 찍었습니다.
문제는 6% 물가상승률이 정점이 아니라는 겁니다. 앞으로 물가를 더 끌어올릴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출가격 상한제 도입이 거론되면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은 더 커졌고, 이번달 1일부터 전기와 가스요금은 추가로 인상됐습니다.
여기에 장마와 폭염의 여파로 채소와 과일과 같은 농산물 가격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대로라면 휴가철과 추석 성수품 수요가 몰리는 7~9월엔 물가가 7∼8%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어운선 /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 이런 속도가 굉장히 빠른 속도이기 때문에… 만약에 이런 상승 속도를 유지한다면 7%대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4.7%보다는 높은 연간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지금 예상하고 있고요.]
하지만 나라 밖의 공급 요인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탓에 정부로서는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은 상황.
기획재정부가 "민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추가 방안을 계속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면서 한국은행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습니다.
한은은 오늘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은이 '기대 인플레 관리'와 관련해 고강도 메시지까지 내놓은 만큼, 다음주 기준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
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명분 또한 더욱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