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본인 경제력'·여자 '배우자 경제여건'…결혼 결정요건

입력 2022-07-05 07:13


결혼하기로 마음을 정할 때 대체로 남성은 본인의 경제적인 여건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여성은 배우자의 경제적 측면을 더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전문지 '보건복지포럼'에 실린 '성 역할 가치관과 결혼 및 자녀에 대한 태도' 연구보고서(임지영 전문연구원)는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 자료를 활용해 남녀의 결혼에 대한 태도를 살펴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19∼49세 남녀(남성 7천117명, 여성 7천32명)를 대상으로 결혼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9개 항목을 제시하고 각 항목에 대해 '매우 중요하다',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를 합산한 응답 비율로(매우 중요하다'+'중요하다' 응답률) 각 항목의 중요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남녀 모두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남성 92.4%, 여성 94.9%)가 가족을 새로 형성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했다.

하지만 이후 응답 항목 순서와 응답 비율에서는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92.4%) 다음으로 '본인의 경제적 여건'(84.1%), '본인의 일과 직장'(83.6%), '안정된 주거 마련'(82.3%), '각자의 집안과의 원만한 관계'(76.9%), '자녀계획 일치 여부'(65.6%), '공평한 가사 분담 등 평등한 관계에 대한 기대'(61.9%), '배우자의 일과 직장'(52.4%),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51.7%) 등의 순으로 가정을 꾸리기로 정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여성은 남성과 마찬가지로 '부부간의 사랑과 신뢰'(94.9%)를 첫손으로 꼽았지만, 이후에는 '안정된 주거 마련'(86.5%), '배우자의 일과 직장'(86.1%),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86.1%), '각자의 집안과의 원만한 관계'(85.7%), '공평한 가사 분담 등 평등한 관계에 대한 기대'(81.2%), '본인의 일과 직장'(79.8%), '본인의 경제적 여건'(78.2%), '자녀계획 일치 여부'(76.5%) 등의 순이었다.

남성은 주로 본인의 경제력을 결혼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마음에 두지만, 여성은 본인보다는 배우자의 경제적 여건을 결혼 결정의 중요한 사항으로 고려하는 셈이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