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하반기 수출 낙관 어렵다…무역금융 40조원 이상 확대"

입력 2022-07-03 16:44
비상경제장관회의 개최…무역적자 해소 방안 마련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무역금융을 올해 당초 계획보다 약 40조원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했으며 최근 경제 상황 및 대응 방향, 수출입 동향과 대응 방안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추 부총리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지금 우리 경제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의 국내전이 가능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변수의 영향이 국내로 파급되면서 물가 오름세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향후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특성상 해외발 충격이 물가·금융시장을 넘어 국내 실물경기로 파급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는 주말도, 휴일도 없다"면서 "정부는 긴 호흡을 갖고 우리 경제가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솔선수범하고 강요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물가, 실물경기, 금융시장 상황을 매월 한 차례 이상 종합 점검해 경제 상황에 대한 부처 간 인식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출, 투자 등도 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최근 수출입 동향과 대응방안과 관련해선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 실적이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로나로부터 본격 회복하기 시작한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도 두 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전체 금액 측면에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면서도 "세부 내역과 향후 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반기 수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수출액이 3,503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은 더 늘어 3,606억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달러(약 13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긴축 가속화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전 세계 교역량도 위축될 것으로 보여 주력 품목의 수출 신장세가 약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항공·해상 등 수출 물류비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하반기에도 수출업체들이 처할 여건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물류 부담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대응해 수출 중소·중견기업 등에 대한 무역금융을 올해 계획한 261조3천억원에서 301조3천억원 이상으로 약 40조원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1∼5월 지원실적은 약 130조원이다.

또 기업들의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수입보험을 1조3천억원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중소기업 물류비 지원, 임시선박 투입, 중소화주 전용 선적공간 확대, 공동물류센터 확충 등 중소 수출업계의 물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선 유럽·동남아시아 등 신시장을 개척하고 친환경, 첨단 소재·부품·장비 등 새로운 수출 유망품목을 발굴·육성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무역을 활성화하고 콘텐츠·헬스케어 등 서비스 무역도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구조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추 부총리는 "경제 규제혁신 TF'를 중심으로 수출기업의 창의와혁신을 옥죄는 규제를 집중 혁파해 나가고, 수출업계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 근로시간제 개선, 외국인 고용 확대를 위한 비자 제도 개선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최근 무역 상황에 대해 "상반기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원유,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대비 88%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현재 바이오, 2차 전지 등 신산업도 상반기 수출 역대 1위 실적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는 13일 민관합동 수출상황점검회의 개최를 통해 무역수지 적자 해소방안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 장관은 "7월 중 발표될 예정인 반도체산업 지원 대책을 비롯해 연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에너지 수요 효율화 방안도 조만간 수립해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