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나토행에 경제수석만 픽(?)한 까닭은?[용와대에선]

입력 2022-07-02 06:00
수정 2022-07-04 11:10
문성필 반장의 용와대에선
나토行 경제수석만 동행
대(對) 유럽 경제 외교 시동
방위산업·원전 세일즈 집중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어제(1일) 귀국했습니다.

현지시간 지난달(6월) 27일 나토 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도착한 뒤 한미일 정상회의,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AP4) 정상회의, 유럽 정상들과 양자회담 등 모두 16개의 외교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인 만큼 그 성과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통령 순방에는 성과와 의미를 기자들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홍보수석이 동행합니다.



그런데 이번 순방에는 대통령실 5명의 수석 중 단 한 명, 최상목 경제수석만 동행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첫 해외 순방 장소로 미국을 택한 전임 문재인 대통령 때는 당시 수석 중 윤영찬 국민소통수석(현 직제에서는 홍보수석)만 동행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순방길에 홍보수석이 아닌 경제수석만 동행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나토 회의 참석이 '반중·반러' 전선 동참이 아닌, '경제 외교의 시동'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풀이됩니다.

최상목 수석은 순방 일정 동안 두 번에 걸쳐 기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홍보수석 대신 경제수석을 동행시킨 것은 윤 대통령이 경제 외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 역시 이른바 '대(對) 유럽 정상 세일즈'에 신경을 쓴 모양새입니다.

호주와는 그린수소 및 북핵 공조, 네덜란드와는 반도체 공급망, 프랑스와는 원전기술 및 우주산업, 폴란드와는 인프라(신공항) 및 원자력·방위산업, 덴마크와는 기후변화·재생에너지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새로운 수출 시장이거나 공급망 구축, 미래 기술 협력이 필요한 나라들입니다. 중국에 의존한 수출 시장을 유럽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겁니다.

실제 최상목 대통령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새로운 수출 주력 산업에 대한 정상 세일즈 외교(경제 외교)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경제 외교의 성과가 가장 먼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되는 국가는 어디일까요. 바로 폴란드입니다.

최근 폴란드 측이 직접 한국을 찾아 FA-50 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우리나라 무기체계를 실사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과 관련해선 체코와 폴란드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윤 대통령의 나토 순방 일정에 맞춰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한 것도 이런 배경에섭니다.

여기에 네덜란드와 영국 등 잠재적인 원전 건설 국가 수주전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나토 회의 참석을 두고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윤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나토가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을 새로운 전략 개념에 포함한 것에 대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중국의 대외정책을 음해하고 정상적 군사 발전과 국방정책에 대해 제멋대로 언급하며, 대항·대립을 부추기고, 냉전 사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충만하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무릅쓴 행보인 만큼 이번 '경제 외교'의 결과물이 더욱 중요해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