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즉 기대인플레이션이 10년여만에 최대폭으로 올랐습니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걱정에 소비자들의 바라보는 경기는 이미 '비관적'입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이미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 더 오른다"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물가에 대한 인식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가계와 기업이 예상하는 미래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보다 0.6%포인트나 뛰어 4%에 근접했습니다.
10년 2개월만의 최고치인데, 절대 수준도 높지만 같은 4%대였던 2008년과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했을 때 그 상승 속도가 상당히 빠릅니다.
[황희진 /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 : 보통은 0.12%p 이런식으로 움직였는데 이번에는 상승폭이 커서 3.9%까지 간 게 몇 달이 안걸렸습니다.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졌고 공급망 차질 때문에 물가도 오르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다른 때보다도 조금 더 빠르게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름값, 외식비와 같은 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가 높아지고, 기준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더 어두워졌습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번 달 96.4를 기록했는데, 한 달 만에 무려 6.2포인트나 떨어진 수준입니다.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 전망, 생활형편전망까지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하며 소비자들이 예측하는 경기전망은 1년4개월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습니다.
이처럼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여기에 맞춰 근로자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이것이 다시 물가를 끌어올리는 '임금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태기 /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 물가가 뛰면 임금이 오르는 악순환은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입니다. 원자재값이 오르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지만, 임금이 오르면 그 과정에서 (고임금자와 취약계층간) 소득격차만 커지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물가쇼크'에 불안해진 소비자들은 이미 경기불황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를 체감하고 있는 상황.
대기업과 공기업 등의 고임금 근로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정부의 압력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