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약보합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서울의 고가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중저가 아파트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7㎡는 지난달 23일 68억원(19층)에 팔려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면적이 지난 3월 63억원(36층)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5억원이나 오른 것이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6월 11일 51억원(8층)에 팔린 것보다는 무려 17억원이 뛰었다.
신반포1차를 재건축한 아크로리버파크는 2016년 8월 입주한 단지로, 2019년 9월 중소형 면적이 3.3㎡당 1억원을 돌파하며 '평당 1억원 시대'를 여는 등 대표적인 고가 아파트로 꼽힌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최고가 경신은 전반적으로 위축된 최근의 부동산 시장 상황과 대조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1년 중과 유예로 절세 매물이 늘어났다. 또 통상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는 시세보다 싼 급매물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여기에다 올해 들어 대출 규제가 더욱 강해진데다 연이은 금리 인상과 경제 침체 위기감마저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완연한 약보합세에 접어들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보합에서 하락으로 전환됐고, KB 시세 통계로는 상승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도 초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서초구의 이른바 '똘똘한 한 채'는 이런 시장 환경에 상관없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KB 아파트 매매가 지표 상으로도 서울에서 가격이 하락 전환되는 곳이 점점 늘고 있지만, 두 지역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인다.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추진 고가 아파트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또한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31.49㎡는 지난 2일 47억6천500만원(3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비슷한 면적인 전용 131.48㎡가 지난 4월 25일 47억원(5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6억5천만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동의 한양7차 전용 106.22㎡는 지난달 17일 39억8천만원(10층)에 매매돼 지난해 10월 30일의 종전 최고가(38억원·8층)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최근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 완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초고가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파트값이 제일 비싼 강남·서초구 일대의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양극화를 넘어 '초양극화'가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