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이 안 보인다"...韓, 아시아 증시 하락률 1위

입력 2022-06-20 16:06
코스피·코스닥 연중최저치 또 경신
외국인 순매도 행진...8.137억 순매도
개인 순매수 규모 갈수록 위축
환율 장중 1,295원...연고점 경신


코스피 지수가 2,400선 아래로 추락하며 연저점을 또 다시 경신했다. 미국의 빠른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이 6,600억원이 넘는 순매도에 나선 영향 때문이다.

이에 더해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 규모를 키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1292.4원에 장을 마치며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 과정에서 외국인 매물 출회 압력을 높이고 지난주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반대매매 비중도 수급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투자심리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까지 위축된 상황으로 단기 변곡점에 근접해 있다"고 분석했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과 비교해 49.90포인트(2.04%) 내린 2,391.03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2,400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친 것은 2020년 11월 4일(2,357.32)일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 가운데 한국 증시 하락률이 가장 컸다. 대만(-1.75%), 일본(-0.74%) 뿐만 아니라 동남아 신흥국 증시 보다도 낙폭이 눈에 두드러졌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7% 오른 2,449.89에 개장했지만 곧 바로 하락 전환한 뒤 계속해서 낙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 2.81% 내린 2,372.3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이 6,624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26억원, 4,456억원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삼성SDI(0.54%)와 현대차(0.29%)만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100원(1.84%) 하락한 5만 8,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20년 11월 2일 종가인 5만 7,4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3.29%) SK하이닉스(-1.97%), 삼성바이오로직스(-1.20%), LG화학(-1.04%), NAVER(-1.47%), 카카오(-3.60%)도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8.77포인트(3.60%) 하락한 769.92에 장을 끝냈다. 전 거래일보다 0.72% 오른 804.48에 장을 시작한 지수는 꾸준히 하락하며 장중 한때 4.44% 내린 763.22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도 개인과 기관만 사들였다. 개인이 1,133억원, 기관이 433억원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478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는 하락으로 이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알테오젠(2.12%)만 상승 마감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0.15%), 셀트리온헬스케어(-2.08%), 엘앤에프(-0.12%), 카카오게임즈(-10.14%), HLB(-2.22%), 펄어비스(-4.86%), 셀트리온제약(-1.34%), 천보(-1.79%), CJ ENM(-2.11%)는 하락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원 오른 1292.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09년 7월 14일 1,293원 이후 1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1,295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도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