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도 안 좋은데"...한숨 커지는 증권가

입력 2022-06-20 19:16
수정 2022-06-20 19:17
신임 금감원장 취임 이후 금투업계 긴장
동학개미운동 대부 존 리도 조사


<앵커>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 운동'을 이끌던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불법 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메리츠자산운용을 겨냥한 감독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업계는 다음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받고 있는 불법 투자 의혹은 아내 명의로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연계금융 P2P 업체가 발단입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사모펀드를 통해 이 업체 상품에 투자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존리 대표가 차명 투자와 불법적인 이득을 취했는지 금감원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존 리 대표는 "금감원에 충분히 소명했다"면서 "해당 펀드의 부실이 없어 사익추구 의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습니다.

자산운용업계는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존 리 대표와 메리츠운용에 대한 전격적인 검사 이후 이어질 파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금융범죄 수사를 전문으로 맡아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취임 이후 금융회사에 대한 상시감시와 불공정거래 처벌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 보겠다는 당국의 지시에 메리츠,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대형증권사는 수익원 위축에도 불구하고 금리상승에 대비해 노출금액을 줄이는 이른바 '울며 겨자먹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 키움증권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터져나온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대규모 환매중단 펀드의 로비 의혹이 금감원장 취임 후 다시 도마에 오른 점도 부담입니다.

올해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한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은 다시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게 된 겁니다.

사모펀드를 운용 중인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의혹에 따라 수시로 검사를 진행하려는 감독당국의 기조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금감원은 올해 들어 삼성자산운용을 대상으로 4년 만에 정기검사를 진행했고, 중소 운용사들의 투자자 보호에 대해서도 전방위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호가 되지 말자'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날이 선 감독당국의 행보에 숨죽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