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플러스)가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CJ ENM의 티빙을 선택했습니다. 나아가 티빙은 KT, LG유플러스 등과 손을 잡으며 기존 토종 1위 사업자 웨이브를 따돌리겠다는 계산입니다.
다만 최근 코로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OTT 사용자가 감소하며 이른바 'OTT 위기론'이 일고 있는데요. 업계 맏형 넷플릭스가 주춤한 사이 승부수가 통할지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와 짚어봅니다. 박 기자, 파라마운트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군요?
<기자>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2014년 미국 CBS가 만든 글로벌 OTT 서비스입니다. 초기 'CBS올액세스'로 불리다 지난해 3월 새로 정한 이름인데, M&A로 몸집을 키운 모기업 CBS도 파라마운트로 사명을 바꿨죠.
계열사인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영화사로 산 위에 별이 둥글게 둘러싼 로고가 유명하죠. 100년 역사가 넘는 파라마운트 픽쳐스는 영화 '대부', '미션 임파서블', '트랜스포머' 등을 만들었습니다.
이 외에 CBS의 'CSI 시리즈'나 애니매이션 '스폰지밥' 등을 포함해 400여 개, 2천 시간 분량의 콘텐츠를 티빙에서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마크 스펙트 파라마운트 총괄대표는 "한국은 콘텐츠와 OTT 비즈니스 모두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활기 넘치는 시장"이라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번 파라마운트의 한국 진출은 아시아 국가 중에선 처음이라고 하죠. 파트너로 티빙을 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현재 파라마운트플러스는 호주, 캐나다 등에 진출해 있고, 다음 주 영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말까지 60개 국가에 추가로 들어갈 목표입니다.
아시아 첫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건 K콘텐츠들에 대한 글로벌 인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차트가 이를 증명하는데요. 최근 인기 시리즈 6개 중 절반이 비영어권 작품이었는데 그중 2개('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가 한국 드라마였습니다.
티빙을 선택한 건 앞서 한국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디즈니 플러스'가 기대 이하의 흥행을 했기 때문입니다. 마블 영화나 디즈니 동화처럼 과거 인기를 끌었던 콘텐츠를 제외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는 점이 작용한 거죠. 국내 가입자 증가는 물론 글로벌 진출을 중요한 과제로 꼽는 티빙의 이해관계가 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지을 / 티빙 대표 : (티빙 작품에 더해) 스케일과 엄청난 재미를 자랑하는 파라마운트플러스 작품까지 한 개의 가격으로 하나의 플랫폼에서 두 개의 스트리밍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분들이 저희를 찾아주시지 않을까…]
<앵커>
모회사 CJ ENM은 지난해 미국 엔데버콘텐츠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었죠. KT나 LGU플러스와도 제휴를 넓히겠다던데 말 그대로 광폭행보군요?
<기자>
모회사 CJ ENM은 티빙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구상에 한창입니다. 최근의 사업 제휴 명단을 살펴보면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소위 CPND가 망라돼있는데요.
콘텐츠의 경우 설립 초 JTBC에 이어 지난해 글로벌 제작사 엔데버콘텐츠와 힘을 합치기로 했고, 플랫폼의 경우 일찌감치 네이버와 지분 동맹을 맺은 바 있죠. 최근에는 KT에 이어 LGU+까지 국내 대형 이동통신사들과 제휴를 넓혔고, 지난해 연말에는 현대자동차와 차량용 OTT 서비스 진출 계획도 내놨습니다.
그동안 토종 1위 OTT로 군림하던 웨이브가 흥행작이나 사업 확장에서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이 업계 구심점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티빙이 워낙 국내외 콘텐츠 기업이나 최대 플랫폼, 통신사, 장비까지 폭넓은 전선을 형성하다 보니 일각에선 '지상파 빼고 다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앵커>
국내 OTT들이 결국 웨이브와 티빙의 양강 구도, 장기적으로는 티빙의 1위 굳히기까지 넘보는 이유가 여기 있군요. 하지만 최근에 워낙 OTT 시청자가 줄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기자>
지난 4월 주요 OTT 7개의 월간이용자수(MAU)는 1월보다 11.3% 줄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되는데요. 'OTT 위기론'이 나오는 이유인데,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티빙을 향해서도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이에 대해 양지을 대표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미국은 일찌감치 OTT 가입자가 유료방송 가입자를 넘어섰는데, 한국은 매출 규모로만 따져도 OTT가 전체 방송 시장에 5%에 불과해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무엇보다 티빙에겐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과제도 있어서 "잠재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티빙은 물론 넷플릭스나 제작사까지 콘텐츠 투자금액을 늘렸으니 히트작이 나오면 떠나간 시청자들을 다시 모을 수도 있겠군요. 해외 공략 부분에선 하반기 티빙의 일본·대만 진출이 예정돼 있죠?
<기자>
CJ ENM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해외에서 콘텐츠가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이익 회수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투자·배급한 영화 '헤어질 결심'이나 '브로커'가 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작품들이 넷플릭스 순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수익 면에선 재미를 보지 못하는 중입니다.
현재는 관련 제작비를 전부 한국의 TV 광고나 영화관에서만 메꿔야 하는 지역적 한계에 갇힌 상황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티빙의 해외 진출이 절실한 이유인데요.
증권가에서는 해외 소비자들을 현지에서 직접 매출로 연결시켜야 하는데, 그러려면 티빙의 글로벌 사업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합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가 꺾인 지금이 차별화된 콘텐츠와 플랫폼 전략으로 덜미 잡기에 나설 때란 조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