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달에 이어 7월에도 같은 폭의 금리를 인상 가능성까지도 예고하면서 '물가 잡기'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초고속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향후 연준의 선택이 주목된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 수준에서 1.50∼1.75%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0.5%p, 1bp=0.01%포인트) 또는 75bp(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해 연준이 연속해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에 종언을 고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빅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빅스텝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6∼7월에도 0.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방침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록적인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흔들리자 금리를 0.75%포인트 파격적으로 올리고 다음 달에도 같은 수준의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연준의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40년 5개월 만에 가장 가팔랐다.
5월 CPI가 전망치를 웃돌자 당초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도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수정된 전망치를 잇달아 내놨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을 3.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보다 1.5%포인트 오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