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야, 살려줘" 하자 119 출동…사람 살린 AI

입력 2022-06-11 14:51


KT가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요양·보호시설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케어 서비스'가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응급 구조에 도움을 준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11일 KT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주택에 홀로 사는 60대 남성 A씨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겪어 KT AI 스피커를 통해 도움을 요청한 끝에 무사히 응급조치를 받았다.

호흡기 장애와 심장질환을 앓는 A씨는 증상이 나타나자 음성인식 스피커 '기가지니 LTE2'에 대고 "지니야, 살려줘"를 외쳤다. A씨의 구조 요청은 곧바로 KT 보안전문 그룹사 KT텔레캅 관제센터에 전달됐다. 센터는 A씨와 통화한 뒤 실제 응급 상황임을 파악하고 119에 신고하는 동시에 A씨 가족에게도 통보했다. A씨는 출동한 119 대원들로부터 응급조치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 병원 이송 없이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지난달 나주에서도 비슷한 구조 사례가 있었고, 지난해 12월 부산에서는 사고로 출혈이 발생한 노인이 이 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KT는 전했다.

KT 측은 "AI 케어 서비스로 구조된 전체 사례 건수를 정확히 집계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119로 인계되는 등 지난 3개월 사이 7∼8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AI 케어 서비스는 독거노인 등에게 약 복용 시간을 알려주거나 인지장애 예방용 게임을 함께해 주고 지니뮤직과 연계해 음악을 들려주는 등 건강 돌봄·생활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말벗이 되거나 고객서비스 업체 kt cs의 전문 상담사와 연결해 외로움을 달래 주는 등 정서 관리도 돕는다.

지난해 5월 광주 서구에서 처음 시작된 이 서비스는 지난해 6월과 12월 대전 유성구·부산 동래구에 도입됐다. 지난 4월에는 전남 나주시로 서비스 지역이 확대돼 4개 지역 650여 가구가 이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독거노인 등 650여 가구에서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기가지니 스피커에 대고 말을 한 발화 횟수는 하루 평균 6천 건에 달했다. 한 가구에서 하루 9번가량 이용한 셈이다.

여러 지역 이용자들의 발화를 빅데이터로 학습해 "오메 나 죽겄네", "내일 비 오는 거 아이가" 등 사투리 인식도 가능하다고 KT는 설명했다.

발화 내용 중에서는 복약 알람 등에 "네", "알았어"나 "고마워"라고 대답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용자들이 점차 서비스 이용에 익숙해지면서 "노래 틀어줘", "오늘 날씨 어때", "지금 몇 시야"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는 발화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KT는 AI 케어 서비스 외에도 케어로봇 다솜이, AICC(AI 기반 고객센터) 등을 활용한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