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짜고 매운 음식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육류를 즐기는 식습관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연구소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 현황'에 따르면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5명으로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암 예방 및 치료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브이원바이오는 그 중에서도 대장암 분야를 선택한 대표적인 기업 중 한 곳이다.
●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목표…'21년 창업분사 성공
브이원바이오는 원헬스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혁신적인 항암, 면역치료제, 즉 생균치료제 (LBP, live biotherapeutic product)의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지난 2021년 5월 설립된 신생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대웅제약의 사내벤처육성프로그램에서 출발한 브이원바이오는 건강한 개에서 유용한 미생물을 발굴하여, 이를 기반으로 항암 및 면역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중소기업벤처부의 포스트 실증사업 및 기관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2월에는 작년 시드투자를 단행한 슈미트(DSC인베스트먼트 자회사)의 추천으로 정부가 공동으로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유망 스타트업기술 창업지원프로그램인 팁스 (TIPS, 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도 선정됐다.
김일환 대표는 "대규모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질환간의 관계들이 지속 규명되고 있는 가운데, 질병의 대부분은 어떤 방식으로 든 장내환경 혹은 미생물과 연관이 있다"며 "인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함께 진화했고, 마이크로바이옴과 질병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사람에서만 찾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동물이나 환경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바이오벤처 창업을 결심했다" 고 말했다.
● 적지만 강한 전문가 구성…"원헬스 컨셉에 최적화된 인적 자원"
브이원바이오는 수의학 전공의 신약개발 전문가인 김일환 대표와 임종환CTO 를 포함한 총6명의 생물정보분석, 바이오품질관리, 약효평가, 경영지원 전문가로 구성됐다.
김 대표는 창업 전 대웅제약과 CJ제일제당, 그리고 한국화학연구원 등에서 20년 넘게 다양한 신약연구에 몰두해 온 신약개발 전문가이다. CTO인 임종환 박사 또한 신약 바이오벤처, 휴온스, 유한킴벌리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의약품의 연구 개발 경험을 보유한 수의사이자, 미국독성전문가이다.
기술자문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초 분야에서 다년간 연구경험을 쌓은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김현범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지식재산권, 신약개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창업도전에 대한 질문에 "주위에서 수의사라면 병원을 개원하거나 동물들을 돌보는 일이 일반적이지 않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결국 동물을 돌보는 것도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것도 큰 의미로 원헬스 컨셉이라는 점에서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건강한 동물의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혁신적인 신약 개발
브이원바이오가 추구하는 원헬스는 사람, 동물,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해 모두에게 최적의 건강을 제공하기 위한 접근이다.
인간 질병의 원인이나 치료방법을 사람에서만 찾는다면 해결하기 힘들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상용화에 있어 실물 균주를 보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브이원바이오는 사람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조성을 나타내는 건강 비글견 마이크로바이옴 유래 실물균주를 중심으로 원헬스 마이크로바이옴 라이브러리를 확보하고 있다.
건강 비글견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전 및 외부환경 요인이 사람에 비해 균일하며, 사람 분변 유래 마이크로바이옴에서는 확보가 어려운 소장 및 대장 점막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방식과 차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원헬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로 신약개발 기간과 비용 줄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살아있는 미생물을 활용하는 치료 방법으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주요 글로벌 제약사나 국내외 제약사에서도 관심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개는 사람에 의해 가축화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교환하면서 공진화됐고 이로 인해, 다른 동물 대비 사람과 유사한 마이크로바이옴 조성을 가지고 있으며, 암이나 면역질환의 발병원인이나 진행과정이 사람과 유사하기 때문에 중개의학연구에 적합하다.
임종환 CTO는 "브이원바이오는 사람의 분변 뿐만 아니라 건강한 동물, 환경에서 발굴한 미생물을 활용한 "원헬스 마이크로바이옴 트랜스포메이션 (One-Health Microbiome Transformation)"을 통해 사람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특히 브이원바이오는 건강한 개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중심으로 원헬스 마이크로바이옴 실물 균주를 보유하고 있고,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플랫폼 기반으로 연구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2023년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130조원 추산
글로벌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관련 시장은 2019년 811억달러에서 2021년 935억달러, 2023년에는 1,087억달러(한화 약 130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은 보고했으며, 이중 치료제 시장은 약 75억달러(한화 약 9조원)로 추정된다.
최근 미국 세레스 테라퓨틱스의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임상3상 으로 내년 상반기 시판이 예상됨에 따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도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간 기술격차가 크지만, 새롭게 등장한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개발기업간의 격차가 크지 않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부문으로 면역항암제나 mRNA 백신과 같은 새로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탄생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제 시장이라고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