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인 10일 주요 산업 시설 등의 물류 운송 차질이 심화하고 있다.
타결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화물연대는 이날 전국 16개 본부별로 집회, 선전전, 행진 등을 진행 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다.
화물연대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 평택항에서는 300여명,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는 120여명의 화물연대 조합원이 선전전을 펼치는 등 집회 중이다.
충남에서는 서산 대산 공장 등 10여 곳에서 파업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서도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 등에서 조합원 60여명이 전단을 나눠 주는 등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고 있다.
인천본부는 컨테이너와 물류창고 5곳 등에서 화물 운송 노동자의 파업 동참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인다.
울산본부도 이날 운송 거부를 유지하고 현대차 명촌정문 등에서 선전전을 이어갈 방침이다.
부산본부는 부산항 신항과 북항, 서구 삼표시멘트와 사하구 쌍용양회 앞에서 집회, 선전전, 행진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오는 주말에도 총파업 결의를 다지는 화물연대 본부별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시멘트·항만 등 전 산업계의 운송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현대자동차 생산 차질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10일 울산공장 생산라인이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 충주 지역 9개 레미콘업체 중 3곳은 시멘트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재고가 바닥 나 가동을 멈췄다. 나머지 업체에서도 현재 생산량이 평소의 10∼20%에 그치고 있다.
강원도 내 시멘트 업체는 생산 시멘트를 계속 저장소에 쌓아두고 있으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시멘트, 레미콘, 건설업계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셧다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화물연대 총파업 영향으로 수소충전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 물류거점의 물동량은 바닥세를 보이고 있다.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의 올해 목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량은 4천584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이었으나 파업 사흘째이던 지난 9일 반출입량은 403TEU에 그쳤다. 이는 평시 목요일 반출입량의 8.3% 수준이다.
장치율은 51.6%로 전날보다 0.4% 떨어졌다. 현재 의왕 ICD에는 신규 물량이 반입이 거의 없는 반면 기존에 보유 화물은 일부 철도 수송으로 반출하고 있어서 장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남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업단지의 물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장에는 출하를 못 한 제품이 쌓여가고 있으며, 일부 공장은 원재료를 제때 수급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 7일 화물연대 총파업이 시작된 이후 나흘째 철강제품 등 4만5천t이 출하되지 못했다.
광양제철소는 파업이 길어짐에 따라 일부 긴급한 물량은 화물트럭이 아닌 철도와 선박으로 이송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강판을 두 겹으로 쌓는 등 적재 방식을 변경하고 야외 적치장을 늘리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전남지역 수출입 관문인 광양항에서도 사실상 물류 이송이 중단됐다.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 9일 오후 기준 6천336TEU로 집계됐다. 이는 5월 같은 시간대 컨테이너 반출입량인 2만1천604TEU의 29.3%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장치율은 76.2%로 지난달 평균보다 6.2%포인트 높았다.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화물 반출입량은 평상시의 10∼2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인천해양수산청이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집계한 인천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천625TEU로 지난달 동시간대 9천755TEU의 16.6% 수준이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장치장의 포화 정도를 의미하는 장치율은 82.6%로 평상시 79.1%보다 3.5%포인트 더 높다.
국토부는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에서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나 사전수송 등 조치로 아직은 물류피해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