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한은의 역할을 강조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 확산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글로벌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며 "성장과 물가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정책 운용의 민첩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상황 변화에 따른 유연성도 함께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간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언급했다.
한은의 조직 문화 혁신도 주문했다. 특히 직원들에게는 '수평적·외부지향적 조직문화', '수요자(경제주체들) 중심의 고객 마인드'를 당부했다.
이 총재는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조직 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면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폐쇄적 조직 문화·낮은 임금 상승률 등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경영인사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