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이제 다음 주(15일)로 다가왔습니다.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시대를 열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취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산업부 정원우, 송민화기자 나왔습니다.
송 기자. 먼저, 누리호 2차 발사는 15일로 확정이 된겁니까?
<송민화 기자> 발사 예정일은 오는 15일이고, 발사 예정 시간은 오후 3시에서 오후 7시 사이입니다. 정확한 시간은 당일 오전 최종 확정됩니다.
이날 발사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날씨인데요. 기상청은 15일에는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이동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남 고흥군에 비가 쏟아질 확률은 낮다고 봤습니다.
다만 13일 오후부터 15일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불안정할 수 있어서 발사 지연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16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을 발사 예비일로 정해놨습니다.
<앵커> 작년 10월이었죠. 안타깝게 실패했던 1차 발사의 문제점은 다 해결된 건가요?
<송민화 기자> 과기정통부는 앞서 누리호가 비행하는 동안 3단 산화제 탱크의 헬륨탱크 고정지지부가 풀린 것을 엔진의 조기 종료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번 누리호 2차 발사를 총괄한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1차 발사 당시 문제점은 모두 수정 보완을 마친 상태입니다.
산화제탱크 사진을 하나 보여드릴 텐데요. 누리호 2호의 맨 끝단에 설치될 산화제 탱크 모습입니다.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당시 탱크 내부의 헬륨탱크 고정지지대가 풀리면서 3단 엔진이 예상보다 먼저 꺼지는 원인을 제공했던 부분입니다.
고도가 올라가면 기압차가 발생했는데 1차 발사 당시 이 부분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탱크 내부의 지지구조물이 풀린 게 발사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거든요. 그러면서 목표 궤도인 700km구간에 도달하지 못했었죠.
오는 15일 발사를 앞둔 누리호 2호는 이 발사 탱크의 고정지지대를 개선하고 문제점을 보완을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3단체 이미지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3단 산화제탱크의 헬륨탱크 하부지지부와 맨홀 덮개의 구조를 변경했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을 취재해 보니까 최근까지 1단과 2단만 결합한 상태로 3단은 막바지 점검을 진행했고요.
어제(9일) 최종적으로 1, 2, 3단 결합을 모두 마치고 지금은 발사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1차 발사와 달리, 이번 2차 발사에는 실제 위성이 탑재되는 것이죠?
<송민화 기자>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당시와 이번 2차 발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위성을 탑재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1차 시도라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더미라고 불리는 위성모사체를 탑재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2차에 실제 위성을 탑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도 해석 됩니다.
위성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투입된다면 지구와 신호를 계속해서 주고 받게 되는데요.
누리호가 지상국과 처음으로 교신하는 건 발사 후 42분 23초이고, 남극 세종기지와 최초로 교신하게 됩니다.
이후 항우연 지상국과는 발사 1시간 40분 뒤에 첫 교신을 하게 됩니다.
최초 교신이 이루어지는게 궤도 진입 후 곧바로니까요. 발사 성공 여부는 이 시점즈음이면 알 수 있고요.
발사 후 1시간 이내에 이와 관련한 항우연 브리핑이 예정돼있습니다.
<앵커> 정원우 기자, 우리 시청자들의 경우 누리호를 만드는 기업에 관심이 있을텐데, 어떤 기업들이 있습니까?
<정원우 기자> 지난 1차 발사 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참여기업들 현황을 공개했습니다.
먼저 누리호 총 조립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담당하고 있고요.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또 동체는 KAI와 두원중공업 등이, 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했습니다. 이밖에 상장사 중에서는 한양이엔지가 발사대 추진제공급설비를, 비츠로테크의 자회사인 비츠로넥스텍이 배기부와 연소기 등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300여개 국내 기업이 참여했고, 주력 참여기업은 30여개가 됩니다. 2차 발사에도 1차 발사와 참여기업들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누리호 관련주라고 해서 많이 알려진 기업들이라고 보면 되겠는데요,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 이번 2차 발사에는 진짜 위성이 탑재되기 때문에 위성을 만드는 기업들이 더 주목을 받겠습니다.
<정원우 기자> 앞서 1차 발사 그림에서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았던 기업들이 있죠. 바로, 쎄트렉아이와 AP위성입니다.
1차 발사 때는 모사체인 더미위성을 탑재했기 때문에 이제 실제 위성이 탑재되는 2차 발사부터 본격적으로 인공위성 관련 기업들이 주목을 받게 됩니다.
<앵커> 사실 누리호 관련주라고 이름만 뜨면, 투자자들이 막연히 주목하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세밀하게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원우 기자> 저희가 이번에 취재를 하면서 과연 관련주라고 알려져있는 기업들이 실제 관련주가 맞는지, 그래서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을 지휘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우연의 구매계약 리스트를 찾아서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2020년 표를 보실텐데요, 2천만원 이상 계약 내역만 공시됐는데 800건이 넘습니다.
이 중 금액으로 가장 큰 계약을 한 곳이 조금 전 말씀드린 ‘쎄트렉아이’였습니다. 쎄트렉아이는 전자광학부체계, EOS를 제작하는데, 쉽게 말해 지구관측시스템, 위성의 눈을 만드는 기업이라고 보면 되겠는데요, 2020년에만 15건의 크고 작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쎄트렉아이 다음으로 큰 계약 건이 AP위성이었고요, AP위성은 위성통신단말기를 만드는 회사인데 위성에서 얻은 영상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하는 기기자료처리장치(IDHU)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아이쓰리시스템주식회사,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이 큰 계약을 따냈습니다.
항우연의 2021년도 구매계약도 간단히 볼까요. 마찬가지로 AP위성, 한국항공우주, 현대중공업, 한화 등이 주요 계약기업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한화나 항공우주산업 등등 흔히 우리가 누리호 관련주이라고 알고 있는 기업들이 실제 우주산업을 이끌고 있군요.
<정원우 기자>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발사 당시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우주시대 선두기업으로 단연 한화를 꼽았습니다.
특히 한화그룹 후계자로 꼽히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우주산업에 상당한 지식을 갖고 지휘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한화는 항우연과 2020년에 13건, 2021년에 6건의 계약을 체결했는데, 2건을 제외하면 모두 ‘수의계약’이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한화시스템, (주)한화 등 계열사가 엔진 제작을 중심으로, 다방면에서 독보적인 우주기술을 축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말씀드린 쎄트렉아이의 지분도 20%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 역시 이번 누리호의 동체를 비롯해 전체 조립을 맡고 있고, 다목적실용위성의 개발을 주도하는 등 한화와 함께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을 이끄는 핵심 기업입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홈페이지에 가면 이런 계약 내용들을 찾아볼 수 있으니 투자에 꼼꼼히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들 기업의 수익성은 어떻습니까. 우주 산업에서 당장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텐데요.
<정원우 기자> 관련 기업들도 당장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664억원이었는데, 이중 항공우주 분야 영업이익은 18억원에 불과합니다. 항공엔진 분야에서는 오히려 55억원 손실이 났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화그룹 고위관계자는 "수익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당장 수익성보다는 국가적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데 의미를 뒀습니다.
우주산업이 기술 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향후 민간주도의 스페이스X 시대를 대비해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뛰어들 수 있는 산업이 아닌 만큼 관련 기업들은 계속 주목해봐야겠습니다. 끝으로 송 기자, 이번 누리호 2차 발사가 끝이 아니죠? 앞으로 우리나라의 우주 프로젝트는 어떻게 예정돼 있습니까?
<송민화 기자> 누리호는 현재 국가 우주 계획상으로 내년과 2024년, 2026년, 2027년 등 모두 4번의 발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형발사체 개발 사업에서 고도화 사업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인데, 여기에는 2027년까지 총 6,874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입니다.
특히 민간 주도 우주 사업인 '뉴스페이스'를 앞당기기 위해 한공우주연구원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해 우주 기업을 육성하는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이 밖에도 앞으로 14년 동안 총 사업비 3조 7천억 원이 투입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 개발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됩니다.
<앵커> 이번 누리호 2차 발사의 성패를 떠나서 우주시대에 대한 도전은 계속 이어질텐데요, 주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잘 들었습니다. 정원우, 송민화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