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내일 영결식…'전국노래자랑' 악단 연주로 배웅

입력 2022-06-09 19:42
수정 2022-06-09 19:44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영원한 MC' 송해(본명 송복희·95) 영결식이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앞에서 진행된다.

영결식 사회는 코미디언 김학래가 맡으며,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조사를, 개그맨 이용식이 추도사를 한다. 이어 조가와 분향, 헌화를 한 뒤 오전 5시 발인식이 엄수된다.

운구차는 송해의 개인 사무실과 생전 자주 이용했던 국밥집, 이발소, 사우나 등이 있는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과 여의도 KBS 본관을 들른다. KBS에서는 '전국노래자랑'을 함께해온 악단이 송해의 마지막 길을 연주로 배웅할 예정이다.

고인의 유해는 생전에 '제2고향'이라고 여기던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씨 곁에 안치된다.



송해가 생전에 자신을 '사람 부자'라고 칭했던 것처럼 연예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배우 최불암, 이순재, 전원주, 방송인 전현무, 임성훈, 코미디언 김숙, 가수 이미자, 이찬원 등 후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코미디언 문세윤, 김민경, 유민상, 홍윤화, 김수영, 이승윤, 박나래, 김국진, 이홍렬, 가수 태진아, 송대관, 인순이, 장윤정, 팝핀현준, 조명섭, 문희옥, 김국환, 박상철, 박진도, 이박사, 배우 조춘, 방송인 이상용 등이 줄줄이 빈소를 찾았다.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손담비 노래를 불러 '할담비'로 유명해진 지병수씨, 국악인 신영희, 박애리,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김문오 대구 달성군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조원진 전 국회의원 등도 발걸음을 했다.

송해를 따랐던 후배들과 지인들은 그를 '아버지', '큰형님'이라고 부르며 생전의 따뜻하고 인자했던 고인을 추모했다.

송대관은 "우리 아버지 같은 분이 세상을 떠났다. 몇십 년을 같이 지낸 사이라 눈물을 많이 흘렸다"며 슬퍼했다.

태진아 역시 "우리 연예계에 큰 별이 졌다"며 "아버님(송해)이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편안하게 잘 계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975년 민속백일장에서 송해를 처음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는 신영희는 "한국의 아름다운 대중의 아버지가 가셨다"며 "백 살까지만 사셨으면 (아쉬움이) 덜할 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송해를 친형님처럼 모셨다는 조춘은 "엊그제만 해도 건강히 지내시라고 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이렇게 가셨다"며 "코미디계의 별이 졌다"고 했다.

임성훈 역시 "쫓아가고 싶어도 쫓아갈 수 없는 선배님이셨다"며 "100세가 되셨을 때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축하드리고 싶었는데 마음이 안 좋다"고 안타까워했다.

송해를 알고 지낸 이들은 그가 무명의 후배부터 오래된 인연까지 살뜰하게 챙겼다고 전했다.

송해와 젊은 시절 지방 공연을 여러 차례 다녔다는 가수 이미자는 "1960년대 지방의 낙후된 곳에서 추울 때나 더울 때나 같이 공연하면서 고생스러운 시간을 함께 지냈다"고 회고했다.

이어 "얼마 전에 전화하셔서 식사를 같이하자고 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더 아쉽다"며 "아이나 어른이나, 지성인이나 보통 사람이나 가림(차별) 없이 대해주셨고 그렇게 살아오셨다"고 전했다.

방송을 함께 한 적은 없지만, 오래전부터 송해와 친분을 맺어온 이순재는 "희극뿐만 아니라 MC로도 상징적인 분으로 대중문화의 핵"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송해가 각별히 아끼던 후배 '뽀빠이' 이상용은 "국보를 도둑맞은 기분이다. 영안실을 수십 년간 가봤는데 오늘처럼 허망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박나래는 한참 말을 잇지 못하다 "제가 무명도 길었고 일도 많지 않았는데 송해 선생님 분장을 하고 함께 무대에 선 적이 있다"며 "선생님이 굉장히 많이 웃어주시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북돋아 주셔서 그때 큰 힘을 얻었고, 아직도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고인의 두 딸과 손녀 등 유족과 스님, 목사가 참석한 가운데 입관식이 치러졌다. 유족들은 안경을 벗고 삼베옷을 입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95세의 나이에 '현역 MC'로 활동해 온 송해는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쓰러져 타계했다.

장례는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葬)으로 3일간 치러지며 영결식은 10일 오전 4시 30분에 진행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