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싱가포르에서 최근 급증하고 있는 뎅기열이 다른 나라로 확산할 우려가 제기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8일 CNN에 따르면 싱가포르 뎅기열 발병 건수는 6월 1일 1만1천 건을 넘어서 이미 지난해 5천258건의 배 수준에 이르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통상 이맘때 뎅기열 환자가 급격히 늘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뎅기열 발병 시기가 예년보다 빨라졌다고 CNN은 전했다.
싱가포르 보건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뎅기열 환자의 10%가량은 입원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뎅기열의 급증은 비단 싱가포르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싱가포르의 뎅기열 문제는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이들은 기후 온난화로 다른 나라에서도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폭우가 내려 모기의 번식과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싱가포르에서 뎅기열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아에데스 모기의 번식에 적합한 적도 기후를 가진 지구촌 다른 지역에도 암울한 소식이라고 논평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뎅기열을 풍토병으로 가진 나라가 이미 100여 개국에 이르러 지난 50년간 30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2019년 지구촌의 뎅기열 발병 건수는 520만 건을 기록했고, 아시아에서 뎅기열로 숨진 환자는 수천 명에 이르렀다.
그해 필리핀에서는 수백 명이 숨져 정부가 뎅기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병원마다 환자들이 넘쳐났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처음 전염 사례가 보고됐다고 CNN은 전했다.
싱가포르에선 2020년에도 3만5천315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해 28명이 사망했다. 올해는 사망자가 아직 1명에 불과하지만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뎅기열에 걸리면 고열과 두통, 몸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 출혈과 호흡 곤란, 장기부전 증세를 보이다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