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정보기술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 '핀테크'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앞서 지난 6일 미국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에서 페이팔과 어펌(Affirm) 같은 핀테크 업체와 직접 경쟁하는 기능인 '애플페이 레이터'를 발표했다.
이는 최근 팽창하고 있는 선구매 후지불(buy now, pay later) 서비스다. 애플페이를 이용해 구매한 상품·서비스 대금을 최장 6주에 걸쳐 4회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또 이달 중 아이폰끼리 서로 접촉하면 대금을 지불할 수 있는 결제 서비스도 내놓는다. 그러면 소상공인 등이 별도의 결제 장비 없이도 아이폰만으로 애플페이 이용자들로부터 결제 대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서비스는 결제 서비스 회사 블록의 스퀘어와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애플은 또 온라인 쇼핑몰 쇼피파이에서 애플페이로 구매한 물건의 배송 과정을 애플지갑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이들 서비스는 대부분 애플에 당장 큰 수익을 안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애플페이를 더 매력적인 서비스로 만든다. 또 애플은 애플페이 거래액의 작은 부분을 수수료로 챙기기 때문에 애플페이가 많이 쓰일수록 수익이 된다. 애플 이용자들을 애플 생태계에 묶어두고 나중에 스마트폰을 업그레이드를 할 때 아이폰을 선택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애플은 WWDC 행사에서 애플지갑의 궁극적 목표는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하도록 하는 것이라는 장기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실제 아이폰은 휴대전화는 물론 카메라, 휴대용 녹음기, 차량용 내비게이션, MP3 플레이어, 자명종, 전자수첩, 전자계산기 등 인접 시장을 잠식해 초토화했다.
CNBC는 애플이 내놓는 신규 금융 서비스가 애플페이와 애플지갑의 이용을 촉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10억대가 넘는 아이폰이 쓰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