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면 건강해지는 사이다?…숨은 부작용 조심

입력 2022-06-07 18:59
수정 2022-06-07 19:00


<앵커>

최근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음료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사이다나 탄산수 등에 '식후 혈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이섬유'가 들어있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이섬유를 탄 음료를 마실 경우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IT·바이오부 김수진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최근 이런 식이섬유 음료들이 많이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최근 방송이나 온라인 등에서 '식이섬유 함유 사이다' 광고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죠.

롯데칠성에서 나온 '칠성사이다 플러스' '트레비 플러스' '더하다 옥수수수염차·보리차·우엉차' 등이 대표적입니다.



음료 포장 전면에 '식후 혈당상승 억제, 혈중 중성지질 개선, 배변활동 원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진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이 들어있다'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용어가 다소 생소하실 텐데, 식이섬유를 탄 음료제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건강에 좋은 음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해당 음료를 파는 한 대형마트를 찾아가봤습니다.

[정주원 / 회사원 : (겉으로만 보면) 아무래도 사이다나 콜라같은건 자주 마시니까, 평소에 따로 섭취하지 않는 식이섬유를 자동적으로 섭취할 수 있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롯데칠성 측은 출시된지 3개월이 넘지 않아 정확한 판매 수치량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초기 소비자 반응이 좋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과거에도 식이섬유 함유 음료는 있었을텐데, 이렇게 전면에 효능을 이야기한건 처음인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예전에 제약사에서도 건강 음료라며 이러한 식이섬유 함유 음료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

현대약품의 미에로화이바라거나, 광동제약의 광동 우엉차 등이 대표적이죠.

롯데칠성이 내놓은 식이섬유 음료가 예전과 달리 전면에 효능을 내세울 수 있는 이유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일반식품 기능성 표시제'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일반 식품이면 식이섬유같은 기능성 원료가 들어있어도 해당 원료의 효능을 광고 등을 통해 강조하지 못했지만, 표시제가 도입된 2020년 12월부터는 가능해진 겁니다.

<앵커>

식이섬유가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텐데요.

<기자>

네. 식이섬유 과다 섭취를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건강한 음료라고 무턱대고 마셨다가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성장기 청소년이나 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해 전문의 인터뷰 준비했습니다.

[이정호 / 순천향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성장기 청소년은) 과다하게 식이섬유를 섭취하게 되면 성장발달에 필요한 칼슘이나 미네랄 등의 섭취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나이와 상관없이) 게실염이라던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가진 경우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과다한 식이섬유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시세끼를 다 챙겨먹는 사람은 식이섬유가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게 학계의 정설인 점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식이섬유 충분섭취량은 유아가 15~20g, 성인이 20~30g, 노인이 20~25g인데요,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은 24.1g으로 크게 부족하지 않다는 가톨릭대 식품영양학과 연구도 있습니다.

최근 나온 식이섬유 사이다만 봐도 한 병에 식이섬유가 거의 10g씩 들어있는 만큼 과다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