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불신감을 드러내며 거리두기 위주 방역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혓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혼란스러운 세계 방역 상황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기사에서 외국 언론을 인용해 "새로운 변이 비루스(바이러스)들의 끊임없는 출현으로 왁찐(백신)은 더이상 '만능약'으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여러 나라에서 섣불리 방역을 완화했다가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폭증하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면서 "방역 장벽을 때 이르게 해체한 탓에 빚어진 결과는 이처럼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꾼(간부)들은 투쟁 전구의 전위에서 맹활약하자' 제목의 사설에서 "일꾼들은 건국 이래 처음으로 맞다든 방역 시련의 초시기에 복잡성과 간고성이 더욱 증대된 것이 바로 자신들의 비적극적인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으로부터 초래된 결과라는 것을 똑똑히 명심하고 최대로 각성 분발하여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사업에서 만성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책임적으로, 창발적으로 일할 대신 제기된 문제를 우에 밀고 아래에 되받아넘기면서 자리 지킴, 눈치놀음이나 하는 현상은 추호도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장기화로 간부들 사이에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방역 의식이 느슨해지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다만 당국의 이러한 대내외 선전과 달리 북한이 백신을 이미 반입한 가운데 방역마저 완화한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국제 백신 공동구입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 대변인은 최근 평양의 군인 수만 명이 중국산 백신을 맞았다는 보도와 관련, 북한이 중국의 백신 지원 제안을 수용해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따르면 평양 시내에 도입됐던 방역 제한 조치들은 지난달 말부터 사실상 모두 해제됐다. 전면 봉쇄·격폐 조치로 중단됐던 상점 영업, 대중교통 운행 등이 모두 정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북한이 경제 성과를 위해 방역 조치를 일부 해제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은 연일 신규 발열 환자 수가 10만명 아래라고 밝히며 통일부와 세계보건기구(WHO)의 방역협력 제안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