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오픈런'…2030 사로잡은 '주류'

입력 2022-06-03 19:23
수정 2022-06-03 19:23
<앵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술을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특히 2030 세대가 주종을 다변화하며 주류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팝업스토어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른바 '박재범 소주'로 불리는 '원 소주'가 일주일 간 한정 판매된다는 소식에 인파가 몰린 겁니다.

전통주인 해당 제품(1만 4,900원)은 일반 소주에 비해 가격이 몇 배는 비싸지만, 입소문을 타며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입니다.

[권오철 / 대구: 유명세 때문에 꼭 한 번 먹어보고 싶어서 일찍부터 오게 됐어요. (밤) 12시에 와서 기다리고 있어요.]

이처럼 2030 세대는 최근 주류 시장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실제, 한 유통업체(홈플러스) 조사에 따르면 올해 2030의 위스키 매출은 지난해보다 7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와인 역시 매출액(보틀벙커)의 절반 가량을 2030 세대가 차지할 만큼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 주종입니다.

코로나 시기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문화가 퍼진 게 이같은 변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송이 / 영등포구: 와인을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집에 혼자 있을 때 여자 혼자 소주 먹으면 처량해 보여가지고 와인을 먹었고…]

[이승연 / 구리시: (집에서 먹을 땐) 맛있는 걸 더 선호하는 것 같아요 확실히. 기존 술보다는 향이 더 첨가돼있고 과일향이나 과일 맛…]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자 유통업계는 젊은 세대를 노린 주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의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곳은 주류 전문 편의점입니다. 가성비 와인으로 불리며 지난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제품부터 위스키, 보드카까지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해당 매장은 지난 4월 일반 매장에서 주류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한 뒤 집객률(20%↑)과 고객단가(49%↑)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나성범 / 이마트24 ECT점장: 와인만 구매하기 보다는 와인과 안주를 겸비해서 가져가시니까 객단가가 어느정도 했고 고객들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요…]

또한 편의점 업체들은 단독 주류 상품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단독 출시 상품은 편의점 고객 발걸음을 독점할 수 있다보니 업체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기도 합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워낙 (주류) 수요층이 커지다보니 차별화를 통해서 (편의점)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색 주류나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고…]

2030세대의 달라진 입맛이 주류·유통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여름 주류 대전의 승자는 누가될 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