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사업 확장에 돈도 쏠쏠…투자에 진심인 제약·바이오

입력 2022-06-03 19:30
수정 2022-06-03 19:30
<앵커>

앞서 유한양행의 투자에 대해 간단히 살펴봤는데요. 보다 자세한 이야기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투자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하는데, 유한양행 외에 투자로 신약개발과 수익을 모두 잡은 기업이 또 있나요?

<기자>

네. 동구바이오제약도 투자로 잇따라 대박을 터트린 기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노바셀테크놀로지(지분율 16.81%), 로보터스(8.9%), 미국 발테드시퀀싱(5.31%), 디앤디파마텍(3.5%), 뷰노(1.8%)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를 했는데요.



이 가운데 지놈앤컴퍼니(2020년 12월)와 뷰노(2021년 2월)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지난해 말 기준 투자수익률은 무려 1,230%, 69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신들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수익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투자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은 투자 확대를 위해 벤처캐피탈(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을 설립했고, 지난 2월엔 신기사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외에도 녹십자가 유바이오로직스와 파멥신에 투자해 쏠쏠한 재미를 봤는데요.

이 가운데 유바이오로직스의 경우 12억원을 투자해 5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회수하며, 투가금 대비 40배에 달하는 수익을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서 언급한 기업들 외에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투자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는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최근 기준으론 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HLB생명과학이 체외진단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에임'을 인수했습니다.

에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에임 전체 지분 10만주를 979억원에 사들인 겁니다.

조직재생의학 전문기업 엘앤씨바이오도 의료로봇 전문기업을, 바이오 생체재료 전문기업 한국비엔씨는 시약 및 시험기기 도소매 기업을,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독일에 이어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사 등에 지분투자를 하거나 인수에 나섰습니다.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와 사업 다각화 그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이 주된 배경이는 설명입니다.

<앵커>

기존 사업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이런건 꼭 제약·바이오 기업이 아닌 다른 기업들도 투자에 나서는 이유일텐데요. 이것 외에 투자에 나선 주된 배경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인 만큼, 신약 개발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런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과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에 나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임상1상에 진입한 약물이 최종 승인까지 성공할 확률은 10% 채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약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실제 상업화까지 쉽지 않은 게 현실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술력이 있는 바이오텍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함으로써 새로운 파이프라인의 공동개발과 판매권리를 확보할 수 있고,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여기에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꾀할 수 있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앞서 언급한 기업들처럼 투자한 기업들이 증시에 상장을 할 경우 소위 ‘잭팟’도 터트릴 수 있습니다.

투자를 받는 기업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는데요.



기술력은 있지만, 뚜렷한 수익원이 없고, 자체 생산시설과 영업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 유치를 통해 이런 한계 극복이 가능합니다.

<앵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런 행보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인데요.

신약 개발 실패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초기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상장 이후 지분을 매도해 확보한 수익을 또 다른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소위 선순환 구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투자한 수익으로 또 다른 투자 재원을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 이게 실제 이뤄진다면 더 할 나위 없겠지만, 투자에 실패할 경우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된 기업들의 경우 투자에 성공해 관심을 받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와 글로벌 진출 등을 이유로 들지만, 실제 기존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을 경우 투자로 인해 손실을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렇게 투자하는 기업에 대해선 보다 면밀히 분석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관련해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는) 굉장히 큰 수익이 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투자금을 다 손실로 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제약사들이 바이오텍에 투자를 해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보수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내 제약·바이오업 기업들의 투자 현황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마지막으로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요?

<기자>

네. 유튜브 제목은

"투자에 열 올리는 제약·바이오"

해시태그는

#될성 부른 떡잎 미리 선점 #옥석가리기는 필수

이렇게 하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IT·바이오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