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 기자, 오늘 어떤 이야기 전해주시나요?
<기자>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피터 린치의 투자 조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만약 어떤 회사의 내부자가 직접 자기 돈으로 자사 주식을 매수한다면, 이보다 확실한 성공 가능성은 없다”라는 건데요.
어찌보면 당연한 말일 겁니다.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내부자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건 분명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최근 미국 증시에서 내부자 매입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번 내부자 매입 소식이 미국 증시 저점의 시그널일지, 정말 이제는 매수해도 좋은 타이밍일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앵커>
내부자 매입은 긍정적인 시그널일 수 있는데 이번에도 그럴지 궁금하네요.
미국에서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수가 얼마나 많은 상황인가요?
<기자>
더워싱턴서비스에 따르면 이번 5월에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 대비 매수 비율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자사주를 매입한 내부자는 지난 23일까지 벌써 1,200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 충격이 들이닥쳤던 2020년 3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내부자들의 매도 대비 매수 비율이 높다는 건 매도하는 주식에 비해 매수하는 주식의 양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앵커>
어떤 기업들에서 내부자 매수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5월 한 달 동안 매수 상위 5개 종목을 살펴봤습니다.
1위는 파라마운트 글로벌였고요. 그 뒤는 스타벅스, GM, 제너럴일렉트릭, 카니발 순이었습니다.
<앵커>
나머지 기업들은 친숙한 기업인데요.
파라마운트는 어떤 기업인가요?
<기자>
파라마운트는 글로벌 콘텐츠 업체입니다.
OTT 공룡으로 불리면서 ‘파라마운트 플러스’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요.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체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국내 OTT업체인 티빙과 협업하면서 티빙 내에서 파라마운트 플러스 브랜드관을 이번주 수요일(6월 1일)부터 론칭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워런 버핏이 파라마운트에 베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워런 버핏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했는데요.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스크림, 로스트시티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 수를 크게 늘렸습니다.
1분기에만 680만명의 구독자를 더 확보하면서 넷플릭스와는 반대 행보를 보인 거죠.
<앵커>
워런 버핏이 파라마운트의 지분을 얼마나 산 건가요?
주가도 영향을 받았을 텐데 어떤가요?
<기자>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1분기 동안 파라마운트의 주식 26억 달러 어치를 확보했습니다.
워런 버핏이 파라마운트를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하루만에 15% 넘게 뛰기도 했습니다.
파라마운트의 주가 그래프 보시면 최근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여줬는데요.
지난해에 비해 약세를 보여왔지만 구독자 증가와 버핏의 매입 소식 등으로 주가가 상당 부분 회복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이런 내부자 매수는 일반적으로 주식 매수의 긍정적인 시그널로 인식이 되잖아요.
과거에는 이런 내부자 매수가 있을 때 시장이 어땠나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내부자들의 매수 움직임은 주가 상승의 시그널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에 대해 잘 아는 내부자들이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인데요.
과거 2020년 3월 코로나로 증시에 충격이 왔을 때 모간스탠리의 루조 스태판 이사가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모간스탠리의 주가가 40달러대였는데 11만 9천주를 매입했는데요. 470만 달러 넘는 규모입니다.
이후 루조 스태판 이사의 매도 공시가 나지 않은 걸로 봐서 여전히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모간스탠리의 주가가 86달러 수준이니 약 두 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겁니다.
자사의 주가가 시장의 공포로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한 내부자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주가 상승의 신호가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이번에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걸까요?
<기자>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은 5월 들어 내부자 매수가 많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베리티데이터의 벤 실버먼 리서치 디렉터는 “내부자들의 매수세가 강하긴 하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과거의 바닥국면에선 역사적이라고 할 만큼 강한 내부자 매수세가 나왔는데 5월 수치는 과거의 매수 규모에 미치지 못해서 시장이 바닥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또 실적 시즌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는 건데요.
일반적으로 5월에는 기업들 1분기 실적 발표가 몰려 있는데 실적 발표 이후에 내부자들이 자유롭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서 이 시기에 매수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한 달 뒤에는 매수 움직임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거죠.
<앵커>
기업 내부자들의 매수가 결과적으로 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기자>
네 우버의 경우 이달 초에 CEO가 자사주 530만 달러 규모로 매입했는데요.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당시 CEO의 매입가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빠르게 접할 수 있는 내부 관계자들의 매수 움직임은 분명 눈여겨볼 일일 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내부자 매수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신중하게 고려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